[사설]建軍 이래 최대 전투기사업, 부실·비리는 절대 없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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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8조 원을 투입하는 건군 이래 최대 무기개발 사업인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정됐다. 도입 40년이 다 된 노후 전투기를 대체하기 위해 KF-16급 이상의 신형 전투기 120대를 2025년까지 개발해 2032년까지 전력화하는 것이 목표다. 기체 일부에 적의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스텔스 설계를 적용하고 첨단 레이더와 항법장비도 장착된다. 성공적으로 완수할 경우 방위산업과 항공우주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되지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만에 하나 고질적인 방산비리에 휩쓸린다면 대한민국 영공 방어에 치명적인 구멍이 뚫릴 수도 있다.

KAI와 미국 록히드마틴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KFX에는 개발비만 8조6691억 원이 들어간다. KAI가 고등훈련기 T-50과 기동헬기 수리온 등을 개발한 경험과 생산 인프라가 있지만 최신 전투기를 개발할 기술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우려가 나온다. 록히드마틴의 핵심 기술을 미국 정부의 승인 아래 차질 없이 이전받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다. 막대한 사업비를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중요하다. 자주국방 차원에서 추진한 한국형 무기 도입 사업의 상당수가 비리로 인해 성능과 안전성 미달 논란을 일으켰던 일이 반복돼선 안 될 것이다.

KAI가 공정한 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지만 최근 방산비리 의혹으로 감사원 감사를 받는 상황이다. 30억 원 정도의 상품권을 공군과 정관계 로비에 사용했고 환전 차익으로 10억 원 정도의 불법 로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나돈다. KAI 측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나 KFX 사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서도 각종 의혹은 철저히 파헤칠 필요가 있다.

마침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도입을 중개하면서 허위로 1154억 원 상당의 납품대금을 받아낸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의 비밀 컨테이너 자료를 찾아내 수사 중이다. 군은 KFX 사업의 생산유발 효과가 13조2000억 원, 고용창출 효과가 6만여 명이나 될 것이라고 홍보하지만 각종 방산비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선 부실과 비리 없이 사업이 마무리될지 걱정부터 앞선다. 다음 정권에서 건군 이래 최대 방산비리로 수사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각오로 사업을 추진해야 성공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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