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9개월 남겨놓고…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사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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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재평가’ 주도 보수학자 “내 나이 80… 이제 쉬고 싶다”

유영익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79·사진)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위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4월이면 나이가 80이 된다. 그간 격무에 시달리면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너무 고령인 사람이 중요한 위치에서 일을 계속하는 것도 국가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차관급으로 임기는 3년이다. 공식 임기를 1년 7개월여 남기고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유 위원장은 “위원장 임기는 상징적인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사표는 지난주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위원장은 50여 년간 역사를 연구한 학자로 한림대 부총장, 국사편찬위원 등을 역임했고 2013년 10월 국사편찬위원장에 취임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 연구의 권위자로 “이승만은 안창호에 버금가는 인물”이라며 이승만 재평가론을 주도한 보수 성향의 학자로 꼽힌다. 이 전 대통령의 정부 수립 가치를 높게 평가한 그는 광복절을 ‘건국절’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 적도 있다. 때문에 국사편찬위원장으로 취임할 당시부터 야당과 진보 성향 역사학계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유 위원장이 고령인 데다 보수적 색채가 너무 뚜렷한 탓에 역사학계와 국사편찬위원회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또 교육계에서 올해 중에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교육과정 개정 및 교과서 집필 기준 마련 등 민감한 현안이 많다는 점도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유 위원장은 “중요한 일이 많은데 더 하다가는 병을 얻을 것 같다”고 답했다.

청와대 및 교육부는 후임자 인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 중에 후임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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