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씻은 물이 폐수라니… 공장 늘리게 규제 풀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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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국무조정실 주최 규제개혁간담회, 中企 애로사항 쏟아져
특급호텔 규제완화 건의 이어… 택배분류 외국인근로자 허용 요구
추경호 실장 “열린 마음으로 검토”

“깻잎과 상추 씻은 물이 폐수로 분류돼 신선식품 산업이 규제받고 있습니다. 정부가 진정으로 농업의 2차, 3차 산업화를 이뤄내려면 규제를 풀어 공장 증설을 허락해야 합니다.”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와 국무조정실 주최로 열린 규제개혁간담회에서 한 식품업체 임원이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에게 건의한 애로사항이다.

그는 “채소 씻은 물은 지하수나 인체에 해가 없고, 환경오염 위험도 낮은 만큼 폐수 배출 기준을 없애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신선식품 성격상 공장이 자연녹지 지역에 위치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는 채소 세척 공정에서 배출되는 물이 폐수로 분류되고 있어 공장 폐수배출총량 규제의 적용을 받아 생산라인 확대가 불가능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채소 수요가 늘고 있어 공장 증설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규제를 합리화하면 깻잎이나 상추 같은 신선채소를 집하, 세척, 포장해 학교 급식용 등으로 도시민들에게 공급하는 산업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택배 터미널 분류작업에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택배 터미널이 주로 도심 외곽에 있고 육체노동 의존도가 높다 보니 구인난이 심각해 택배 도착 일정을 맞추는 일이 전쟁이라는 것이다. 이날 관련 업체 관계자들은 “유통물류 분야의 경우 현재 냉장·냉동 창고업, 육상여객 운송업에 한해서만 외국인 근로자 채용이 허용돼 있는데 택배 터미널 분류작업에도 외국인 근로자를 투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관광업 활성화를 위한 관련 규제 완화 요청도 이어졌다. 현재 특급호텔들에 일반숙박시설이 아닌 관광숙박시설 교통유발계수가 적용돼 있어 관광업체들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부터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급호텔 이용객의 80%는 외국인 관광객이며 이들은 주로 전세버스, 공항리무진 등 교통 혼잡 유발효과가 낮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며 “특급호텔 자체적으로 교통량 감축 프로그램 확대 운영에 적극 나서는 점 등을 감안해 특급호텔에도 일반숙박시설 교통유발계수를 적용해 달라”고 했다.

공항에서의 복잡한 세금 환급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환급 절차가 복잡해 관광객들이 공항에서 장기간 기다리거나 아예 환급을 포기하고 출국하는 등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날 간담회에서는 △각종 보험 계약 시 모바일서명 인정 △편의점 심야영업 탄력운영 △환경오염 방지 물품 관세감면 연장 △화물자동차 증차제한 완화 등의 건의가 이어졌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오늘 수집된 현장건의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규제개혁 여부를 검토할 생각”이라며 “투자나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거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된다면 적극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규제개혁은 돈이 들지 않는 경기부양책”이라며 “기업들이 선제적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규제개혁 사령탑인 국무조정실에서 보다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의 신사업에 물꼬를 터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규제개혁간담회#애로사항#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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