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고미석]‘앵무새 죽이기’ 후속편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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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유튜브 사업부는 최근 조회 수 시스템을 개편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22억 뷰를 넘어 기존의 표시 한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싸이는 ‘강남스타일’ 이후 2013년 ‘젠틀맨’, 2014년 ‘행오버’를 발표했고 모두 빌보드 싱글 차트 30위 안에 들었다. 그는 한 곡만 히트하고 잊혀지는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의 두려움을 떨쳐냈다.

▷대중음악에서 ‘원 히트 원더’는 반짝 스타를 의미하지만 문학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데이비드 샐린저의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1951년 발표된 이래 당당히 미국 문학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6년)도 마거릿 미첼의 첫 작품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21세기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미국 앨라배마 주 먼로빌은 인구 6300여 명의 시골마을로 소설가 하퍼 리(89)가 은둔한 곳으로 유명하다. 그는 첫 책 ‘앵무새 죽이기’(1960년) 이후 단 한 편도 발표하지 않았다. 최근 느닷없이 7월에 그 후속작 ‘파수꾼을 세워라(Go set a Watchman)’가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수사당국까지 개입하고 나섰다. 노쇠한 몸에 기억력과 판단력이 흐려진 작가의 뜻에 반하는 ‘억지 출간’ 의혹이 불거졌다. ‘노인학대’ ‘금융사기’ 등 비판이 제기되자 주 정부가 나섰고 ‘책 출간은 본인 의사’라고 결론지었다.

▷인종 차별 문제를 파헤친 ‘앵무새 죽이기’는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40여 개 언어로 번역되고 전 세계에서 4000만 부 이상 팔렸다. 신작은 ‘앵무새 죽이기’에 앞서 집필됐으나 출판사의 퇴짜를 받았다. 이후 분실된 줄 알았던 원고가 작년에 발견됐다. 전설적 작가의 두 번째 책이 나온다는 뉴스에 지구촌이 들썩인다. 미국 아마존에선 예약 판매 첫날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내로라하는 한국 출판사들이 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과연 전작에 버금가는 속편이 나올 것인가, 올 최고의 화제작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앵무새 죽이기#후속편#강남스타일#원 히트 원더#호밀밭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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