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테러에 박수 친 北정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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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당한 美대사]“정의의 칼세례” 피습 당일 논평… 남남갈등 조장 포석인듯



북한은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에 대한 테러를 한미 연합 군사연습과 연계시키며 “전쟁광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범인 김기종 씨를 ‘반전 평화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대표’라 지칭하며 “리퍼트에게 ‘정의의 칼 세례’를 안겼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10시간 만에 신속하게 논평을 낸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해 온 북한으로서는 김 씨의 테러행위를 두둔함으로써 남남갈등을 극대화하는 한편 한미동맹의 균열을 획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같은 의도를 반영하듯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해 “반미 기운이 높아가고 있는 속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범인 김 씨가 “괴뢰경찰에 연행되어 끌려가면서도 전쟁 반대와 미국 남조선 합동군사훈련 반대 구호를 계속 외쳤다”고 전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도 한미 군사훈련에 이렇게까지 반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신속히 전파하기 위한 것 같다”며 “단 테러를 지지하는 태도는 국내 한미 군사훈련을 반대하는 목소리나 반미정서를 오히려 위축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미 관계 역시 더욱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니얼 핑크스턴 국제위기기구(ICG) 서울지국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잘못으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투의 전형적인 북한 선전선동전이다”며 “이미 최악인 북-미 관계가 더 악화될 만한 여지조차 남아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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