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교 100년 역사 첫 中정협위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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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헌 한성화교협회 회장, 산둥성-옌타이市 위원으로 본격 활동

이충헌 한성화교협회 회장이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식을 마친 뒤 동료 정협 위원에게 부탁해 휴대전화로 찍은 기념사진. 이충헌 회장 제공
이충헌 한성화교협회 회장이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식을 마친 뒤 동료 정협 위원에게 부탁해 휴대전화로 찍은 기념사진. 이충헌 회장 제공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중 우호 관계가 좋아져 중국 정부도 한국 내 화교에게 더 관심을 보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100여 년 한국 화교 역사에도 큰 의미가 있는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 화교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합니다.”

중국의 정책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위원으로 선출돼 베이징(北京)에 온 이충헌(李忠憲) 한성화교협회 회장(59)은 3일 전국정협 개막식 뒤 이렇게 말했다.

올해 전국정협 위원 2227명 중에는 해외 화교 6000여만 명을 대표해 27개국에서 40명이 선발됐다. 이 회장은 한국 내 화교 2만2000여 명의 대표다. 전국정협 위원에 국내 화교가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부의 고향이 산둥(山東) 성 룽커우(龍口)인 이 회장은 그동안 중국 지방정부인 산둥 성과 옌타이(煙臺) 시의 정협 위원을 맡아왔다. 그는 서울 남산의 유명 중국음식점 ‘동보성’의 사장으로 한중 무역업에도 종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오랫동안 여러 사업을 통해 한중 양국 간 우호 협력에 기여한 점도 있겠지만 한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한 중국대사관의 추천을 거쳐 지난해 12월 전국정협 위원으로 선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국에서 ‘화교 4대’를 이어가고 있는 이 회장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양회 기간 중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건의’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화교가 중국에 들어갈 때 발부되는 ‘화교 여행증’은 2년마다 갱신해야 해 번거롭기 때문이다. 또 매번 신분증 번호가 바뀌는 점, 중국에서 부동산 구매를 제한하고 있는 점 등을 개선하고 화교 자녀의 중국 대학 입학 시 별도 정원을 마련해 줄 것도 요청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화교 대표들은 국무원 외교부 등과 잇달아 회의를 하고 있으며 중국 측은 화교 대표들에게 자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에서 중국이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인지 등을 묻는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화교 대표의 경험을 중국의 자산으로 삼으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한국화교#정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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