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실질임금 4년만에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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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낮은 일자리 위주로 늘어난 탓

비정규직 등 임시직 근로자의 지난해 실질임금이 4년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수는 늘었지만 주로 장년층이나 고령층 취업자가 종사하는 질 낮은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임금 상황도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임시직 근로자 월평균 실질임금은 127만2000원으로 전년(127만9000)보다 0.5% 줄었다. 임시직의 실질임금이 줄어든 것은 2010년(―4.4%) 이후 처음이다. 실질임금은 근로자가 받는 명목임금을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환산한 것으로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낸다.

실질임금은 고물가 상황일 때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는데도 실질임금이 하향세를 보이는 것은 일자리 대란 속에서 질 낮은 일자리라도 구하려는 취업 희망자가 늘면서 이들의 경쟁이 임금 상승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늘어난 일자리는 53만3000개로 2002년(59만7000개) 이후 가장 많았지만 이 가운데 82.4%(43만9000개)가 50세 이상 연령층에게 돌아갔다.

상용직을 포함한 전체 임금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률 역시 지난해 1.3%로 2011년(―2.9%) 이후 가장 낮았다. 이는 지난해 경제성장률(3.3%)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최근 5년간 실질임금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넘어선 적은 2012년뿐이었다.

전문가들은 소득 없는 성장이 이어지면 소비가 위축돼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한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지원하는 일자리부터 우선적으로 실질임금을 개선하는 등 정부는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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