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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역” vs “코엑스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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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역” vs “코엑스역”

김갑식기자 , 황인찬 기자 입력 2015-02-13 03:00수정 2015-02-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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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9호선 역이름 놓고 종교간 갈등
봉은사역이냐 코엑스역이냐.

다음 달 28일 개통하는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5개 역 중 봉은사역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종교 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역명이 정해지지 않았던 3개 역을 언주, 삼성중앙, 봉은사역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개신교계는 최근 잇달아 봉은사역의 명칭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는 11일 ‘서울시는 봉은사 역명 제정을 재고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불교인이 아니라면 코엑스가 훨씬 귀에 익은 명칭이고, 외국인들에게도 코엑스역이 자연스러운 역명이라 할 수 있다”며 “봉은사를 불국사와 같은 대표적 문화 유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연합도 같은 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 역을 봉은사역으로 확정한 것은 시민 정서를 무시한 탁상행정이자 명백한 종교 편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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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윤원진 홍보팀장도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봉은사 역명의 철회를 요구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며 “곧 반대 성명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봉은사가 소속된 대한불교 조계종은 개신교계의 반응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기획실장 일감 스님은 “코엑스는 세워진 지 30년도 되지 않았지만 봉은사는 허허벌판인 강남에서 1200년 이상을 지켜왔는데 어떻게 역사성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며 “종교 간 갈등으로 번지는 것은 곤란하지만 개신교 측 주장이 지나치다”고 말했다.

개신교 단체들은 역명을 정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서울 강남구가 실시한 인터넷 선호도 조사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봉은사 등 불교계가 조직적으로 개입해 표심이 왜곡됐다는 것이다. 당시 봉은사역이 1위, 코엑스역이 2위였다. 이에 대해 조계종 측은 “봉은사의 경우 관련 당사자인 만큼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며 “종단 차원에서 개입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개신교계와 불교계는 과거 도로명 주소 도입 과정에서도 사찰 이름이 들어간 지명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2008년에는 칼빈(칼뱅) 탄생 500주년 기념사업회가 강남구 삼성로에 ‘칼빈길’이라는 명예도로명을 붙여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강남구에 제출하자 불교계가 반발해 무산되기도 했다.

봉은사는 신라 원성왕 10년(794년)에 창건된 사찰로 조선 중기 이후 승려가 되기 위해 치러졌던 승과가 시행되던 곳이다. 서산, 사명대사가 이곳에서 배출됐다. 추사 김정희가 쓴 현판으로도 유명한 판전에는 화엄경 금강경 등 불교 경판 3479판이 보관돼 있다.

한편 서울시는 개신교계의 재심의 주장에 난색을 표했다.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봉은사역 명칭은 지난해 서울시지명위원회가 3차례 심의를 거쳐 확정한 사항”이라며 “현재로서는 봉은사 역명을 바꾸거나 재심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갑식 dunanworld@donga.com·황인찬 기자
#지하철 9호선#봉은사역#코엑스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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