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속셈은 요르단왕정 전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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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교환 제안은 고도의 심리전”… 왕정-국민 이간질 전략 가능성

29일 일몰(현지 시간)까지 요르단에 수감된 여성 테러리스트 사형수를 터키 국경으로 데려오지 않으면 자신들이 붙잡고 있는 요르단 조종사를 살해하겠다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요르단 정부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는데도 30일 현재 묵묵부답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 BBC는 29일 “이번 협상의 최종 승자는 IS”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BBC는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IS는 잃을 게 없다”며 “IS가 여성 테러리스트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인질 구출 목적이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는 반(反)IS 전선의 약화를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IS의 당초 목표가 요르단 내 국론 분열을 유도해 정권을 곤경에 빠뜨리려는 것이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무함마드 알모마니 요르단 공보장관은 30일 “조종사 생존 증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요르단 국민들은 조종사 구출에 정부 대응이 소극적이라며 ‘사형수 무조건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벌였다.

공교롭게도 현재 IS를 이끌고 있는 지도부 중 한 사람이 과거 요르단 왕정 타도와 테러를 주도했던 사람의 측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인공은 IS 지도부 소속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로 IS의 전신 ‘이라크 알카에다’를 이끌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측근이었다. 자르카위는 요르단인으로 1990년대에 왕정 타도와 이슬람 국가 수립을 목표로 테러를 하다 붙잡혀 6년간 투옥됐다. 사면 후에도 다시 테러 모의가 발각돼 해외로 도망친 뒤 요르단 왕정 공격을 계속했고 2005년에는 수도 암만의 호텔 폭파 사건을 주도했다. 당시 붙잡힌 인물이 이번 인질 협상의 핵으로 떠오른 IS 여성 테러리스트 사지다 알 리샤위다.

한편 IS는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알리기 위해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 씨의 부인까지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인 린코 씨가 29일(현지 시간) 공개한 음성메시지에는 ‘당신은 이 메시지를 세계 미디어에 즉시 알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고토 겐지가 다음 차례가 될 것이다’라고 위협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30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사안이 진행 중이라 많은 말을 할 수는 없으나 요르단 정부 등과 협력하면서 고토 씨의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IS#요르단왕정#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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