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퇴출’ 45%가 40대… 창업보다 폐업이 많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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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자영업자 수가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2013년부터 자영업 창업자보다 폐업자 수가 더 많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연령별로는 40대가 많았다. “장사가 안돼 폐업한다”는 사람이 점점 많아져 경기 침체의 영향이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9일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자영업자 진입-퇴출 추계와 특징’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 수는 2000년 779만5000명에서 지난해 688만9000명으로 줄었고, 총 취업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6.8%에서 26.9%로 하락했다.

통계청의 조사가 이뤄진 2011년과 2012년에는 자영업 창업자가 폐업자보다 많았다. 2012년에는 창업자가 72만7000명, 폐업자가 58만7000명이었다. 하지만 2013년에는 창업자가 58만2000명, 폐업자가 65만6000명으로 역전됐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11년과 2012년 자영업자가 과다하게 진입했다가 경쟁을 이기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퇴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통계청의 관련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연령별로는 40대 자영업자의 폐업이 심각했다. 전체 자영업자의 25.6%를 차지하고 있는 40대 자영업자가 전체 폐업자의 45.3%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감소현상의 주요인이 된 것이다. 전체 자영업자 중 폐업자의 비율을 나타내는 퇴출률이 40대의 경우 15.3%였다. 전체 자영업자 중 창업자의 비율을 나타내는 진입률(9.0%)과 6.3%포인트 차이가 나는데, 이는 다른 연령대보다 큰 수치다.

자영업자는 혼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자’, 근로자를 고용한 ‘고용주’, 자영업체에서 보수 없이 일하는 ‘무급가족종사자’로 나뉜다. 이 중 2013년 고용주의 퇴출률이 10.6%로 자영자(8.8%)보다 높았다. 김 연구원은 “고용주는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사업을 하기 때문에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빚을 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인건비, 임차료 등 고정적인 운영자금을 많이 쓰기 때문에 경기가 침체될 때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그만두려는 이유로 ‘사업 부진’을 꼽는 비중도 2011년 19.3%에서 2013년 39.5%로 크게 높아졌다. 김 연구원은 “자영업자들의 특징과 상황에 따라 ‘준비된 창업’이나 임금근로자로의 전환을 돕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자영업#창업#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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