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날았다… 2014년 영업익 5조 사상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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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7조… 2년 연속 최대 실적
모바일-서버용 D램 수요 증가 예상… 2015년 매출 19조-영업익 6조 무난할 듯
신규공장 상반기 완공땐 경쟁력 쑥… 삼성전자와 D램 양강구도 정착

SK하이닉스가 경기 이천시 부발읍 경충대로 본사 사무동 인근에 새로 짓고 있는 M14 공사 현장. 올해 상반기(1∼6월) 완공 예정이다. 동아일보DB
SK하이닉스가 경기 이천시 부발읍 경충대로 본사 사무동 인근에 새로 짓고 있는 M14 공사 현장. 올해 상반기(1∼6월) 완공 예정이다. 동아일보DB
올해로 SK그룹에 인수된 지 3년째를 맞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17조1260억 원, 영업이익 5조1090억 원을 냈다고 28일 밝혔다. 2013년 대비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51% 늘어났다. 영업이익률도 24%에서 32%로 높아졌다.

○ 올해는 영업이익 6조 원 넘봐

국내외 전자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도 또 한 번 최대 실적 기록을 깰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매출 19조 원, 영업이익 5조80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시장 상황이 좋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데이터 급증세에 따라 모바일과 서버용 D램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규격인 DDR(Double Date Rate)3보다 20∼30% 단가가 높은 새 규격 DDR4 D램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10% 수준인 DDR4 D램 생산 비중을 연말까지는 50%까지 높인다는 게 회사 측 목표다.

계획대로 올해 상반기 2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초반급 D램 양산에 성공하면 D램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D램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다. 30nm 공정에 머물러 있던 마이크론은 20nm 미세공정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2조 원이 넘는 건설비용이 투입된 신규 공장(M14)이 상반기(1∼6월)에 완공되면 기존 공장을 대체할 수 있어 생산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출 규모도 사상 최고 수준인 147억 달러(약 15조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추정하고 있다. 2013년 대비 20%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법인세 납부 규모와 고용 창출 기여도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 반전 뒤에는 최태원 ‘뚝심’


SK그룹이 인수하기 직전인 2011년 하이닉스의 연간 매출은 10조 원, 영업이익은 3691억 원에 불과했다. 당시 D램 시장은 출혈 경쟁이 극심해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였다. SK그룹은 시장 평가보다 높은 3조3000억 원의 인수가에 9조 원이 넘는 부채까지 떠안자 “무모한 도박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그룹 안팎에서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내수 위주의 그룹 체질을 바꿀 절호의 기회이고, 메모리반도체 전망도 밝다”며 인수를 밀어붙였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3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으로 반전을 이뤄냈다.

인수 직후인 2012년 다른 반도체 기업들의 움직임과 반대로 투자를 늘린 것이 실적의 밑거름으로 분석된다. 출혈 경쟁이 끝나자마자 생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이 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전년보다 10% 늘어난 3조8500억 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5조 원이 넘는 투자를 했다.

최 회장의 ‘키워주되 점령하지 않는’ 경영 방침도 SK하이닉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데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인수 전 회사를 이끌던 권오철 당시 대표를 비롯한 대부분의 임원을 유임시켰다. 권 전 사장 후임으로도 현대전자 시절부터 재직한 ‘정통 하이닉스맨’인 박성욱 대표가 임명됐다. 현대전자 출신인 한 임원은 “열심히 하면 SK그룹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SK하이닉스#영업이익#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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