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잠’을 팝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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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숙면 관련 상품 봇물
숙면 위한 축산-해초 가공식품 출시… 수면유도 향기 내품는 화장품 눈길
친환경 침구 갖춘 ‘숙면객실’도 등장

잠을 잘 자고 싶은 현대인들을 겨냥한 ‘잠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침구류와 수면에 도움을 주는 각종 소품 등 
800여 가지를 한데 모은 수면 편집 매장 ‘헬시 슬립 스토어’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본점 등 3곳에 냈다. 본점 매장을 찾은 
고객(오른쪽)이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잠을 잘 자고 싶은 현대인들을 겨냥한 ‘잠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침구류와 수면에 도움을 주는 각종 소품 등 800여 가지를 한데 모은 수면 편집 매장 ‘헬시 슬립 스토어’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본점 등 3곳에 냈다. 본점 매장을 찾은 고객(오른쪽)이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잠이 보약이다’란 말은 변치 않는 진리다.

예전에는 잠을 줄이면서 공부나 업무에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창의성이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잠을 자야 한다는 것이 ‘정설’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다 스트레스 등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늘면서 잠, 특히 숙면과 관련한 산업이 나날이 번창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식품, 화장품,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숙면 시장에 뛰어들면서 다양한 상품을 내놓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슬립 이코노미’라 불리는 잠 관련 산업의 국내 시장 규모가 곧 1조 원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잠을 ‘먹고 바르는’ 시대

그레이프프루트와 레몬 등 산뜻한 향과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다양한 천연 향을 넣은 아이오페의 안티에이징 에센스 ‘어반 에이징 코렉터’. 아모레퍼시픽 제공
그레이프프루트와 레몬 등 산뜻한 향과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다양한 천연 향을 넣은 아이오페의 안티에이징 에센스 ‘어반 에이징 코렉터’. 아모레퍼시픽 제공
새해부터 국내 수면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있으니 바로 ‘수면 보조식품’이다. CJ제일제당이 12일 내놓은 축산 가공식품 ‘슬리피즈’가 대표적인 상품. 슬리피즈는 북유럽 사람들이 숙면을 위해 밤에 짠 우유인 ‘나이트 밀크’(수면 유도 물질인 멜라토닌 함유)를 마신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분말 형태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의 박상면 건강식품팀 총괄부장은 “수면제 같은 약 복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KT&G의 자회사인 KGC라이프앤진은 현재 제주 청정 해역에 서식하는 식용 갈조류인 ‘감태’를 이용한 수면 건강기능식품을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감태에 천연 수면 유도 물질인 ‘플로로타닌’이 있다는 것에 착안해 감태 추출물을 활용한 제품을 올 6월 안에 내놓을 계획이다.

향기로 숙면을 유도하는 화장품도 있다. 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 브랜드가 지난해 내놓은 안티에이징 에센스 ‘어반 에이징 코렉터’는 그레이프프루트, 레몬 등의 산뜻한 향과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다양한 천연향을 함께 사용해 숙면에도 도움을 준다.

○ 백화점 수면 편집 매장도 주목

스웨덴, 그리스 등 해외의 유명 침대 브랜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침구 매장. 신세계백화점 제공
스웨덴, 그리스 등 해외의 유명 침대 브랜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침구 매장. 신세계백화점 제공
수면 산업에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침대나 베개 등 침구류다. 요즘에는 침대나 베개를 중심으로 한 백화점의 ‘수면 편집 매장’이 주목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본점(서울 중구 남대문로)과 광복점(부산 중구 중앙대로), 롯데몰 동부산점(부산 기장군 기장읍) 등 3개 점포에서 문을 연 ‘헬시 슬립 스토어’는 침구류와 명상 음악을 들려주는 의자 등 잠과 관련된 제품 800여 종을 전시해 점포당 월평균 80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강민주 롯데백화점 생활콘텐츠개발 담당은 “잠이 부족하거나 잠을 잘 자고 싶은 20, 30대 젊은층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국내외의 베개 112종을 모아 판매하는 편집 매장인 ‘필로 컬렉션’을 본점(서울 중구 소공로)과 강남점(서울 서초구 신반포로)에서 운영 중이다.

TV홈쇼핑에서는 최근 ‘토퍼’(매트리스 위에 추가로 까는 침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 GS샵 관계자는 “방송 1회에 평균 1만 세트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높아 최근에는 (토퍼 판매 방송을) 1주일에 1번 이상 정규 편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적의 숙면 조건을 강조한 호텔 방도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로의 쉐라톤그랜드워커힐이 지난해 만든 ‘프레시 컨셉룸’은 그리스산 친환경 매트리스와 독일산 베개는 물론이고 공기청정기와 명상 음악이 흐르는 오디오 등 숙면에 필요한 조건을 모두 갖춰 놓은 공간이다. 잠을 푹 자고 싶은 투숙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 객실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음식도 샐러드나 잡곡 빵 등 숙면에 도움을 주는, 덜 자극적인 메뉴 위주로 마련돼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수면#잠#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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