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수입말 동시경주, 마주協서 ‘발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마사회 “경마 경쟁력 높여 위기 탈출”… 동시경주 소폭 늘리는 등 혁신안 마련
마주協 “국산말 도태” 보이콧 검토

한국마사회가 경마 산업 경쟁력 강화와 육성을 위해 내놓은 혁신 방안에 대해 마주협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마주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서울경마공원에서 혁신안 강행 즉각 중단, 산지 통합 경주 거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비대위는 국산 말과 외국산 말을 동시에 출전시키는 산지 통합 경주 방침에 반발하며 출전 거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마사회는 국산 말의 수준 향상과 흥미 제고를 위해 산지 통합 경주와 종전 마리당 3만 달러였던 외국산 말의 도입 상한액을 5만 달러로 인상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마 혁신 방안을 만들어 다음 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마사회는 “한국 경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혁신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마사회에 따르면 2002년 연간 94일이던 발매일과 1183회였던 경주 수가 2013년 연간 152일에 2323회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지만 매출액은 0.7%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마사회의 혁신 방안에 대해 마주들은 “외국산 말에 비해 주력이 떨어지는 국산 말은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마주들이 외국산 말만 선호하게 되면 국내 말 산업은 고사 위기에 빠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태인 마사회 글로벌경마팀장은 “국내 그랑프리에서 국산 말이 외국산 말을 누르고 우승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 경주에서도 외국산 말의 무게 부담을 수정해 국산 말이 일방적으로 밀리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반박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현재 전체 가용마 1400마리의 22% 수준인 외국산 말의 도입 마릿수를 25%로 제한하고 국산 말의 상금수득 비율을 70%로 유지하는 등 국내 생산 기반 위축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마주들의 우려를 일축했다. 또 “이미 전체 경주의 12%가량을 국산 말과 외국산 말을 섞어 치르고 있으며 개혁안이 시행돼도 상위 1∼2위 등급에 해당되는 16%에만 소폭 확대 시행될 뿐”이라며 “이번 개혁안 마련을 위해 30여 차례에 걸쳐 유관단체와 충분한 사전 협의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한편 “아무리 어드밴티지가 있어도 국산마가 외산마를 이기기는 쉽지 않다”는 마주협회의 주장에 대해 경마팬 오영미 씨(46·여)는 “말의 능력 차이는 기수의 기술로 만회할 수 있다. 마주협회의 출전 거부는 경마 팬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 / 과천=박성민 기자
#한국마사회#경마#마주협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