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식 정책 나열… 선택과 집중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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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문 업무보고]국민체감도 못높인 업무보고
한번에 최대 8개부처 정책발표… 경중 구분없이 대통령 주문 쏟아져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등 6개 부처의 신년 업무 보고를 받았다. 이로써 올해 각 부처의 업무 보고가 모두 끝났다. 박 대통령은 집권 3년 차 국정의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해 2월에 했던 업무 보고를 1월로 당겼다. 박 대통령이 올해 업무 보고에서 줄기차게 강조한 메시지도 정책에 대한 국민 체감도를 높이라는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업무 보고에서 “이제 ‘새로운 걸 하겠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올해는 (많은 정책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그래서 국민이 ‘그 정책이 내게 이런 혜택을 주는구나’ 하고 느끼는 그런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무 보고를 모두 마치면서 “이제 아주 가열찬 실천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온갖 정책에 대한 주문을 쏟아내면서 오히려 ‘선택과 집중’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체감도를 높이려면 정책의 나열보다 국민에게 적극 알릴 ‘타깃 정책’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박 대통령은 15일 ‘역동적 혁신경제’를 주제로 열린 업무 보고에서 △모험자본 육성 △성장 사다리 마련 △창조경제혁신센터 △원천기술 확보 △국가 연구개발 시스템 혁신 등 10개가 넘는 분야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스스로 발언 도중 “할 게 참 많죠? 아직도 드릴 말씀이 많다”고 말할 정도였다. 청와대 내에서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너무 다양해 정작 무엇이 중요한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

올해 처음 국정과제별로 업무보고가 이뤄진 점도 ‘메시지 혼란’에 영향을 미쳤다. 한 번에 최대 8개 부처가 업무 보고를 하다 보니 그만큼 주문이 다양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정책#박근혜 대통령#업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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