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9% ‘청년의 눈물’… 15년만에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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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취업자 증가폭이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은 9.0%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청년층 5명 중 1명은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2년 계약직)’보다 못한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통계청이 내놓은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한 뒤 첫 직장을 잡은 청년층 임금근로자 377만7000명 중 20.1%(76만1000명)는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전년(21.7%)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8년 11.5%에 비해 여전히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규직 일자리가 단기 계약직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청년층의 1년 이하 계약직 비중은 2009년에 12.7%, 2010년에 16.8%로 높아진 데 이어 2011년(20.8%) 이후 계속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1년 이하의 계약직 일자리마저 구하지 못한 청년도 적지 않았다. 통계청의 ‘2014년 12월 및 연간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실업률은 통계 작성 기준이 변경된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9.0%를 기록했다.  
▼ 첫 취업 청년 20%가 1년이하 계약직 ▼

청년실업 15년만에 최악… 남성 청년 실업률 첫 10% 돌파


2014년 고용 동향
청년층 실업률이 상승한 것은 오랫동안 대학원에 남거나 고시 등을 준비하며 ‘비경제활동인구’로 남아 있던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취업시장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지만 취업의 문은 그만큼 넓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청년층 경제활동인구는 전년보다 13만1000명 늘었다. 반면 취업자 수는 7만7000명가량 늘어난 데 그쳤다. 통계 조사 시점에 일주일에 1시간 이상 돈을 버는 일을 한 사람이 취업자로 분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실업자 청년은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청년층 남성 실업률은 통계 집계 방식 변경 이후 처음으로 10%를 돌파했고 여성과 남성의 취업률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2010년 청년층 남성과 여성의 실업률은 각각 9.3%, 6.7%로 2.6%포인트 차였지만 지난해에는 남녀가 각각 10.5%, 7.7%로 격차가 2.8%포인트로 커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학력자 여성이 많아진 데다 이들이 결혼, 출산을 30대 이후로 미루면서 군 입대, 고시 준비 등으로 취업이 늦어진 남성들보다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남성은 가장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찾느라 취업 시기가 더 늦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국의 청년층 고용률(40.4%)은 회원국 평균(50.9%)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또 OECD 회원국 중 청년 고용률이 40%대인 나라는 한국뿐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가 ‘임기 내 고용률 70% 달성’이란 목표를 이루려면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의 연간 취업자 수는 2559만9000명으로 2013년보다 2.1%(53만3000명) 늘었다. 작년의 취업자 수 증가폭은 2002년(59만7000명 증가) 이후 가장 높았다. 연령대별로 50대(23만9000명)와 60세 이상(20만 명)이 전체 취업자 수 증가의 82.3%를 차지했다. 하지만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증가폭이 비교적 작거나 오히려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50세 이상의 인구가 크게 늘고 40대 이하 연령대는 줄고 있어 이 같은 인구구조 변화가 취업자 수 증감 추이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청년실업#실업률#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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