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 무엇도 장담해서는 안 된다. 그게 프로배구 남자부에서 외국인 선수가 진짜 신고식을 치르는 방식이다. 세계 배구 무대에서 얻은 명성도 두 번째다. 삼성화재 레오(24·쿠바)를 넘어서지 못하면 영원히 2인자 신세를 면할 수 없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가 바로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다. 그는 2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삼성화재와 맞붙기 전 “케빈(25·프랑스)이 합류한 뒤 첫 맞대결이다. 삼성화재를 넘어설 수 있는 여러 가지 작전을 다양하게 시도할 계획”이라며 “시즌 반환점을 도는 경기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후반기 반등을 위해 오늘 경기를 꼭 잡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승리의 여신은 레오의 손을 들어줬다. 그것도 3-0(25-22, 25-22, 25-22) 완승이었다. 레오는 케빈에게 한 수 가르쳐 주겠다는 듯 양 팀 최다인 30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센터 지태환(28) 역시 블로킹 5개를 포함해 9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이로써 올 시즌 맞대결 3전 전승을 기록한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장을 찾은 만원 관중(4200명)에게 선두 탈환이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겼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경기 후 “요즘 레오가 경기 집중력이 아주 좋다. 반면 현대캐피탈에서는 케빈이 에이스 노릇을 못 해준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며 “(지)태환이가 결정적일 때마다 블로킹을 잡아줘 경기를 쉽게 풀어 갈 수 있었다. 태환이를 자극하려고 체력의 한계를 알면서도 베테랑 고희진(34)을 스타팅 카드로 투입했는데 제대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인삼공사 누르고 1위 복귀
여자부 기업은행도 인삼공사를 3-0(25-19, 35-33, 26-24)으로 꺾고 선두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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