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14년 배당 2013년보다 30~50%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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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최대 2만1450원까지 가능… 실적악화에 임원연봉은 동결
주주 달래며 허리띠 졸라매기

삼성전자가 올해 배당을 지난해보다 최대 50% 늘리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9일 “주주 중시 정책 및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특별배당금 성격으로 지난해보다 30∼50% 배당 증대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실적 악화의 압박 속에 내부적으로는 임원 연봉을 동결시켜 허리띠를 졸라매는 한편 밖으로는 주주들의 마음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말 이사회 및 3월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결산 배당금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주당 배당금은 1만4300원으로, 최대 50%를 늘릴 경우 주당 2만1450원이 된다.

삼성전자가 배당을 늘리기로 한 것은 정부와 국내외 주주들의 강력한 요구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7월에는 미국의 대형 기관투자가들도 삼성전자 경영진에게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지난달 삼성전자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2조2000억 원(1.25%)어치를 매입한 데 이어 배당을 늘리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확대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지분이 0.57%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94%)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며 “그동안 삼성은 오너 일가의 재산 확대 논란에 대한 부담 때문에 배당에 소극적이었는데 올해는 경영 성과를 강조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고 배당을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날 “전 계열사 임원 2000여 명에게 e메일로 내년 연봉 동결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6년 만에 임원 연봉을 동결하기로 한 것은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이 2분기(4∼6월), 3분기(7∼9월)에 이어 4분기(10∼12월)에도 전년에 비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가 4분기 실적이 ‘어닝쇼크’였던 3분기보다는 조금 낫지만 전년 동기 대비 좋지 못할 것이란 전망 보고를 해왔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1∼6월)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S6’와 관련 웨어러블 기기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다는 전제 아래 내년 3분기부터 분기당 영업이익 목표를 7조 원대로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분기 실적도 부정적으로 점쳐짐에 따라 이달 24일과 내년 1월경 삼성 임직원들이 받게 될 성과급도 예년에 비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현 jhk85@donga.com·황태호 기자
#삼성전자#배당#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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