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한항공 상무 증거인멸 주도” 사전영장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최고 경영진 지시여부 집중 추궁… 팀장급 2명도 직간접 관여 판단
조현아는 12월 넷째주 사전영장 청구할 듯

검찰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0)이 연루된 ‘땅콩 회항’ 사건의 증거 인멸을 주도한 대한항공 운항승원부 여모 상무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근수)는 이날 오후 여 상무를 이틀 연속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갔다. 전날 검찰에 출석해 증거 인멸 등의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 된 여 씨는 이날 오전 2시 반경 조사를 마치고 돌아간 뒤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검찰에 다시 불려 나왔다.

여 상무는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증거 인멸을 지시받고 결과를 보고했다는 혐의를 포함해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최측근인 여 상무가 ‘땅콩 회항’의 최초 보고서 삭제를 지시하고 박창진 사무장(43) 등에게 국토교통부 조사 후 작성한 사실확인서를 10여 차례 다시 작성하도록 하는 등 증거 인멸 작업을 총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여 상무가 7일 조 전 부사장에게 지시 사항을 보고한다고 언급한 문건과 두 사람이 나눈 전화 및 문자 기록 등 정황증거를 토대로 여 상무가 회사 최고경영진 지시로 증거 인멸 작업에 나섰는지 추궁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사무장과 여승무원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운항승원부 팀장급 직원 김모 씨와 이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18일 재소환해 조사했다. 이들은 대한항공 본사 압수수색이 진행된 11일에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부터 증거 인멸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며 김 씨 등 2명이 여 상무와 함께 승무원들을 회유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다음 주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국토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과 운항자격심사관 27명 중 21명이 대한항공 출신이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출신이 아닌 사람을 감독관으로 충원하는 방법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건혁 gun@donga.com·김현지 기자
#대한항공#증거인멸#조현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