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먼저 열어야 국민 마음도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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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2년, 지지율 최저’ 맞은 朴대통령… “폐쇄적 국정운영 스타일 바꿔야”
여권서도 소통 요구 목소리 커져… 靑 “귀 열고 있다” 쇄신카드 주목

‘정윤회 동향’ 문건 파문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검찰 수사를 통해 문건의 진위나 유출 경위가 실체를 드러내고 있지만 정치권의 관심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박 대통령이 폐쇄적 국정운영 방식을 바꿀 것이냐로 모아지고 있다. 여권 내에서도 그동안 쌓인 소통 부재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모양새다.

이런 분위기 탓에 19일 대선 승리 2주년을 맞는 여권의 표정은 침통하다. 박 대통령은 최근 경제 행보에 여념이 없다. 18일 오전에는 경제 5단체 초청 해외 진출 성과 확산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오후에는 청년위원회 회의를 주재해 채용문화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전날 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16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주재 등 최근 일정만 놓고 보면 ‘국정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에 무관심한 듯 보일 정도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 박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든 쇄신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장 일부 여론조사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긴 국정 지지율 40%선이 무너졌다. 앞으로 추가로 지지율이 빠져 30% 선을 위협한다면 집권 3년 차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쇄신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부의 반발도 박 대통령에게 부담이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대해 점차 ‘할 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선의 홍일표 의원은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정이 속도를 내야 할 시기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데 이를 마무리하기 위해 가시적 조치가 나와야 한다”며 개각을 포함한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김무성 대표도 전날 “올해 안에 다 털고 가야 한다”고 했다.

이에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귀를 닫고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겨냥한 전면적 쇄신 요구를 수용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였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이재만 총무, 정호성 제1부속,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의 퇴진을 포함한 국정쇄신안 요구에 대해 박 대통령이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이재명 egija@donga.com·고성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박근혜 대통령 국정운영 방식#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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