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대]“가족과 떨어져 걱정했지만 문화-운동 즐기며 새 삶에 적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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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이진식 담당관 “세종시 1년, 이렇게 살았어요”

세종시에서 근무한 지 1년이 된 이진식 담당관.
세종시에서 근무한 지 1년이 된 이진식 담당관.
“황량한 벌판 위에 지어진 정부세종청사 사무실에 처음 출근했을 땐 암담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 이젠 많이 익숙해졌고 주어진 여건을 장점으로 살리는 방법도 터득했죠.”(웃음)

문화체육관광부 이진식 창조행정담당관(47·행정고시 37회)은 “세종시에서 혼자 생활하다 보니 가족, 친구들이 그리울 때가 적지 않았다. 그래도 사색하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개인에게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담당관이 서울에서 세종시로 이전하기 위해 사무실 짐을 싼 것은 1년 전인 지난해 12월 20일. 직원들과 함께 집기를 차곡차곡 박스에 넣고 대형 택배차량에 싣는 순간까지 그는 지방근무를 현실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공직생활 21년 여 동안 줄곧 서울에서만 근무해 온 터라 더욱 그랬다. 아내는 물론이고 고1, 중 2학년에 재학 중인 두 아들과도 떨어져야만 했다.

2단계(2013년 12월)로 세종시로 이전한 문체부가 입주한 용(龍) 형상의 청사 중 꼬리 부분인 구역. 이전 당시 관광정책과장을 지낸 이 담당관은 업무 특성상 국회와 서울회의 때문에 일주일에 세종청사에서 2, 3일, 서울 등 타 지역에서 2, 3일을 보내는 강행군을 해야 했다. 청사 주변에 임대 아파트를 얻었지만 세종, 서울, 타 지역 등 잠자리가 수시로 바뀌어 잠을 청할 수 없는 것도 고통이었다.

월요일 아침 출근할 때면 오전 5시 10분 서울 집에서 나와 양재역에서 통근버스에 몸을 싣고 청사에 도착할 때까지 1시간 반가량 수면을 취해야 했다. 생체리듬이 망가지면서 건강에 적신호도 오는 것 같았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점심식사가 끝난 뒤에는 청사 근처 국립세종도서관 뒤편에 있는 세종호수 주변을 뛰거나 걸었다. 주변에 술집 등이 없는 터라 동료나 지인들과 만나도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차를 마시거나 편의점 등에서 간단한 맥주로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간혹 세종시에서 쉴 때는 금강 변과 문화유적지, 대전시내 등을 둘러봤다. “서울에 두고 온 가족과 동료, 지인들을 자주 못 만나다 보니 통화나 문자 등을 주고받는 횟수가 많아졌어요. 이로 인해 정서 교류 및 이해의 깊이와 폭이 오히려 좋아졌죠.”

이 담당관은 “이전한 공무원의 연령이나 개인 성향, 결혼 여부 등에 따라 세종시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달라지겠지만 삶의 질이 높은 세종시를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으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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