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韓경위 “정윤회 문건 본 적도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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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문건’ 파문/미행 보고서 수사]
“문건 유출자로 崔경위 지목 안해… 崔, 기자가 준 문건 활용했을뿐”
청와대 회유 논란엔 말 아껴

청와대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고 최경락 경위(45)가 유서에서 밝힌 ‘청와대 회유 의혹’의 당사자 한모 경위(44)가 1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최 경위와 나는 ‘정윤회 동향’ 문건을 본 적도 없는데 마치 모든 문건을 유출한 것처럼 돼 있어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내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한 경위는 이날 지인 A 씨를 통해 기자와 대화를 주고받는 ‘3자 전화 통화’ 형식으로 본보 인터뷰에 응했다. 한 경위는 “꿈에 최 경위가 나타난다”며 심적 압박을 토로하면서 “최 경위와 경찰의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경위가 유서에 ‘아우’, ‘사랑한다’고 언급한 한 경위는 최 경위와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 경위는 ‘청와대 회유 의혹’에 대해선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 경위는 11일 영장실질심사 도중 판사에게 “체포 전날(8일) 만난 한 경위가 대통령민정비서관실 파견 경찰관으로부터 ‘박관천 경정의 문건을 복사해 최 경위에게 건넸다고 자백하면 클리어(불기소)해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했다”고 밝혔다.

문건 유출 과정에 대해 한 경위는 “(나는) 언론에 (문건을) 유출한 사람으로 최 경위를 지목한 적이 없고 오히려 ‘최 경위가 세계일보 A 기자에게 문건을 받아 경찰청 보고에 사용했다’는 녹음파일 내용이 사실이라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밝혔다. 최 경위는 이달 초 검찰 수사를 앞두고 친하게 지내던 세계일보 A 기자에게 전화해 “네가 나(최 경위)에게 문건을 준 사실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말해 달라”고 부탁했고 A 기자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한 경위는 “최 경위가 검찰 조사 첫날(3일) 휴대전화에 녹음된 (A 기자와의) 대화를 갖고 결백을 주장하자 검찰이 최 경위와 나를 풀어줬다”고 말했다.

한 경위는 “최 경위는 경찰청 보고에 A 기자가 준 문건만 활용했을 뿐 내가 (복사해) 건넨 문건은 쓰지 않았다”며 “나는 ‘정윤회 동향’ 문건을 본 적도, 복사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청와대#정윤회#박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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