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아침독서 운동이 전국 책축제 기폭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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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학생저자 양성교육’ 주목

대구 지역 학생들이 지난해 12월 학생문화센터에서 열린 책 축제에서 학생 저자들의 책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는 전국 책 축제로 확대돼 19∼21일 엑스코에서 열린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지역 학생들이 지난해 12월 학생문화센터에서 열린 책 축제에서 학생 저자들의 책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는 전국 책 축제로 확대돼 19∼21일 엑스코에서 열린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책과 함께 걷는 길’ ‘꿈, 너를 안고 싶다’ ‘휴대폰아, 안녕’ ‘글꽃, 피다’ ‘가지 못한 길’ ‘칠판 뒤 비밀공간’ ‘말 많은 남자들의 이야기’ ‘나는 보여준다, 고로 성장한다’ ‘나도 너처럼 꽃피고 싶다’ ‘우리는 아프니까 쓴다’….

대구 지역 초중고교생들이 쓴 책의 제목이다. 정식으로 출판돼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대구 지역 학생들이 2010년부터 올해까지 출판한 책은 모두 123권. 대구 436개 초중고교에 있는 600여 개 책쓰기 동아리 학생들의 실력이다. 5만여 명의 동아리 학생이 출판을 목표로 집필을 하고 있다.

19일 오후 4시 개막해 21일 오후 2시까지 엑스코에서 열리는 ‘전국 책 축제’는 대구 학생들이 수년 동안 쌓은 사고력과 글 솜씨가 전국으로 확대된 첫 책잔치다. 대구시교육청과 교육부가 마련하는 이 행사는 ‘대한민국, 책과 사랑에 빠지다’를 주제로 전국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 17개 시도교육청 관계자 등 3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학생 책쓰기 활동이 대구 교육의 상징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2005년 시작한 ‘아침독서 10분 운동’이 밑거름이 됐다. 대구 초중고교생 32만여 명은 수업 시작 전에 10분 동안 책을 읽는다. 책읽기가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에는 ‘삶쓰기 100자 운동’을 도입했다. 시교육청이 전용 노트를 제공해 학생들이 일상에서 겪는 일을 100자 이내로 짧게 정리하도록 했다. 내용보다는 글쓰기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목적이 컸다.

3년 동안 이어진 10분 독서와 100자 삶쓰기는 학생 저자 양성이라는 목표를 위한 튼튼한 사다리가 됐다. 많은 학교에서 책쓰기 동아리가 만들어졌고 2010년 10권이 처음으로 출간됐다. 매년 20권 안팎이 만들어지다 올해 6월에는 34권이 출간됐다. 지난해 7월에는 당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대구 학생 저자들을 교육부로 초청해 격려했다. 대구에서 전국 책 축제가 열리는 이유도 교육부가 대구 학생들의 책쓰기를 독서교육 활성화 모범사례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 한준희 장학사(교육과정과)는 “책쓰기는 독서교육의 꽃”이라며 “책의 주제가 명확하고 다양해지며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서점에는 대구 학생들이 쓴 책을 별도 코너에 전시하는 경우도 있다. 교육청은 책쓰기 동아리의 후보작을 심사해 합격할 경우 300만 원가량 출판비를 지원한다.

대구시교육청은 책 축제를 계기로 책쓰기를 학부모가 참여하는 프로그램 등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영남대 교수로 재직할 때 10여 권을 저술한 우동기 교육감은 “책 내용을 구상하고 정리한 뒤 출판까지 하는 과정은 매우 어렵다”며 “대구 학생들은 누구나 책을 쓴다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책축제#아침독서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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