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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 “불평등 해소 CSV가 답”… 샌델 “돈이 행복 늘릴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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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 “불평등 해소 CSV가 답”… 샌델 “돈이 행복 늘릴순 없어”

하정민기자 입력 2014-12-04 03:00수정 2014-12-04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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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포럼 2014]
두 석학 ‘세기의 토론’ 지상 중계
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 2014’에서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왼쪽)와 같은 대학 마이클 샌델 교수(오른쪽)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치유할 대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가운데는 사회를 맡은 조동성 서울대 명예교수.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기업 이익과 사회 전체의 이익이 겹치는 부분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로 자본주의의 많은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

“경제 논리만으로는 불평등을 해결할 수 없고 기업만큼 국가의 역할도 중요합니다.”(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

빈부격차, 청년실업, 비정규직 증가 등 자본주의의 폐해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세계 최고 경영전략가 겸 ‘경영학의 구루’로 불리는 마이클 포터 미 하버드대 교수(67)와 ‘정치철학의 제왕’으로 꼽히는 같은 대학의 마이클 샌델 교수(61)가 이 해법에 관한 ‘세기의 토론’을 벌였다.

두 석학은 3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개최한 국내 최고 경영포럼인 ‘동아비즈니스포럼 2014’에서 한 치의 양보 없이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이들이 인터넷이 아닌 공개 강연에서 토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자본주의는 여전히 효율적’ vs ‘비효율적’


조동성 서울대 명예교수(경영학)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포터 교수는 자본주의가 낳은 문제는 해결 방안 또한 자본주의 안에 있으며 일부 약점이 체제 자체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가 제시한 개념이 공유가치창출(CSV)이다. 즉 적정량보다 많은 설탕을 넣은 제품으로 판매를 늘린 식품회사는 ‘어떻게 해야 더 많이 팔까’라는 한 가지 명제만 해결했다. 그러나 ‘우리 제품이 고객 건강에도 좋은가’를 연구하면 설탕이 없으면서도 맛이 좋은 제품을 내놓을 수 있고 이것이 혁신으로 이어져 기업, 고객, 사회 전체의 이익을 늘린다는 논리다.

그는 또 불평등 해결을 위해 경쟁을 터부시하고 규제를 늘리면 자본주의의 순기능도 타격을 입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최저임금 인상 시도 또한 고용 축소와 임금이 싼 해외근로자 고용 확대로만 종종 이어져 원래 목적과 다른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샌델 교수는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국가총생산(GDP)과 소득이 늘어도 인간의 행복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없다”며 “한국이 유례없는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행복한 한국인이 많지 않고 사회 갈등이 심각한 것이 그 예”라고 반박했다. 이어 “자본주의의 발달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감과 소속감을 약화시켜 불평등이 실제보다 더 커 보이도록 만든다”며 “이는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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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델 교수는 공유가치창출을 통해 사회 전체의 효용이 커져도 이를 배분하는 과정이 가진 자의 선의(善意)에 달려있을 때가 많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업 이익이 늘어난다고 퇴직연금, 건강보험, 임금 인상, 비정규직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으며 국가가 공공복지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 사회 역동적… 발전 가능성 높아”

사회자 조동성 교수는 샌델 교수에게 “정부 재정은 한계가 있고 많은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는데 국가 개입이 해결책이 될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샌델 교수는 “청년 교육과 노인 복지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처럼 최근 많은 문제가 세대 갈등 양상을 띤다”며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만 정치 없이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공공선, 윤리, 도덕적 가치에 관해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과 토론하고 합의하는 일이 다소 공허하더라도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두 거장은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특히 샌델 교수는 “한국의 경제민주화 논쟁이 인상적”이라며 “여야 모두 정의와 불평등에 관해 활발한 논의를 벌이는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민주화 논쟁이 100년 전 미국 사회를 떠올리게 한다고도 말했다. 존 록펠러, 코넬리어스 밴더빌트 등 거대 자본가와 대기업의 출현으로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근로시간 제한 등 노동자 권익을 높인 제도가 생겨났듯 경제민주화 논쟁이 공공선을 늘리고 불평등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동아비즈니스포#포터#샌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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