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조례’ 만든 서울시의원들, ‘금연 건물’ 의회서 버젓이 흡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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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대표실에 꽁초 ‘수북’
女직원들 “맞은편이 수유방인데…”

25일 오전 11시 시정질의가 한창 진행 중인 서울시의회 본관. 건물 1층에 나란히 자리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교섭단체 대표실 문틈으로 담배 연기가 계속 새나왔다. 검은색 소파가 줄지어 놓인 약 100m² 규모 교섭단체 대표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버젓이 놓인 재떨이에는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가 보였다.

서울시의회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엄연히 금연건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시정질의 기간인 25∼27일 내내 양 교섭단체 대표실에는 흡연을 하는 의원들이 계속 드나들었다. 기자가 방에 들어가 “여기서 담배를 피워도 되냐”고 물었더니 한 의원은 “가끔 나쁜 것도 섭취해야 더 건강해진다”고 여유를 부렸다.

의원들의 휴게실로 쓰이는 교섭단체 대표실 맞은편에는 수유방이 있다. 모유 수유를 위해 수유방을 찾은 여직원들은 인상을 찌푸리거나 코를 가린 채 황급히 발을 옮겼다. 직원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직원 A 씨는 “8대 의회보다 9대 들어서 담배 피우는 의원이 늘어나 일하기가 힘들다”고, 직원 B 씨는 “의원실마다 손님이 왔다고 재떨이를 가져다 달라고 하면 거절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시의회는 2010년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안’을 만들어 버스정류장이나 어린이보호구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금연 조례#서울시의원#금연 건물#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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