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담배 세금 더 매기면 저가 수입담배 판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금연단체 “종가세 방식, 흡연 못줄여”

담뱃세 인상의 가장 큰 목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흡연율(43.7%)을 낮추는 것이다. 담뱃세를 올리면서 비싼 담배일수록 더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종가세를 도입하면 저가 수입담배의 소비를 늘려 금연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평균 2500원 수준인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면서 종가세 성격인 개별소비세(594원)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담뱃세는 가격과 상관없이 1갑마다 동일한 세금이 부과되는 종량세 방식이다.

종가세가 도입되면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담배는 제조원가, 유통비, 판매이익 등이 모두 포함된 출고가를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지만, 수입 담배의 경우 유통비, 판매이익 등이 제외된 수입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이 산정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2500원에 팔리는 국산 담배는 출고가(772원)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해 소비자가격이 4500원으로 오르지만, 2500원인 필리핀산 수입 담배는 수입원가(180원)를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3220원에 판매가 가능해진다.

이복근 청소년흡연음주예방협회 사무총장은 “종가세 방식으로 담뱃세가 인상되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저가 수입 담배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다. 흡연율을 낮추려는 목표도 실현하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종가세 논란은 향후 여야의 담뱃값 협상 과정에서도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종가세 도입의 문제들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많아 국회 차원에서 재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담뱃세 인상#수입담배#종가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