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동식]기술벤처 창업의 길, 대학에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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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식 고려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공학교육혁신센터장협의회장
장동식 고려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공학교육혁신센터장협의회장
공학인들의 축제를 앞두고 마음이 설렌다.

27일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리는 공학교육페스티벌이 그 축제다. 국내외 공학인들, 전국 대학의 교육자, 학생들이 모여 서로의 창의성과 기술을 겨루고 학술 성과를 나눌 것이다. 그런데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공학인들의 비전이 취업장벽 앞에서 무기력한 탓이다. 우리 학생들만 봐도 전공 공부보다는 해외 인턴, 해외 봉사활동 등 취업 스펙 쌓기에 바쁘다. 일부는 법률 의학 등으로 전공을 바꾸기도 한다. 공학교육자로서 두고만 볼 수 없다. 취업난의 해법으로 이공계 대학 졸업생들의 기술창업을 제안해 본다.

성공적인 창업에는 하나의 단순 기술이 아닌 여러 분야의 사고와 기술이 어우러진 융복합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대학은 창업을 육성하기에 적합하다. 대학이야말로 인문학 사회과학은 물론이고 기초과학 공학 의약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학기술이 함께 성장하는 전당 아닌가. 기술창업의 주체인 젊은 인재들이 끊이지 않고 지나쳐 가고 있는 길목이기도 하다. 새로운 국가산업동력이 탄생할 수 있는 이 천혜의 조건들을 하나로 묶어 청년 기술창업이라는 동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물론 철저히 준비된 창업만이 성공을 바라볼 수 있다. 학생들이 융합적 사고, 기업가정신, 경영기술, 지식재산 관리, 글로벌 경쟁력 등을 갖추도록 양질의 교육이 필수적이다. 사회는 제도적 재정적 인프라 시스템으로 학생 창업을 지원해야 한다. 창업 후 실패했을 때의 출구전략 또한 갖춰야 한다. 실패한 창업 경험과 열정의 가치가 평가받는 창업문화가 형성돼야 재도전의 길 또한 열린다.

어떻게 대학 내 기술벤처타운을 형성하고 기업 연구소 정부 지자체 등이 서로 긴밀하게 맞물려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학생들이 다양한 문제에 맞서 창의적 해결 방법을 고안하도록 할 것인가. 어떻게 국내 대학과의 협력에 수동적인 기업들의 시각과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인가. 이 질문들의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이 지금 시작돼야 한다. 교육보다 대외적 명성 쌓기에 급급한 대학 역시 바뀌어야 한다.

대학의 기술벤처타운을 중심으로 산학연-중앙정부-지자체가 연계된 ‘기술 산업화의 생태계’가 잘 조성된다면 고도성장의 한계에 부닥친 대한민국에 지속 가능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장동식 고려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공학교육혁신센터장협의회장
#기술벤처#창업#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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