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격 금리인하,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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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기업에 ‘양날의 칼’

중국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해 글로벌 양적완화 대열에 합류하면서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의 금리 인하로 중국 경기가 살아나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위안화 약세로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22일부터 금융기관의 위안화 대출 및 예금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중국이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은 올해 3분기(7∼9월) 성장률이 5년 반 만에 가장 낮은 7.3%에 그쳤기 때문이다. 성장세가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중국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의 의도대로 중국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면 한국경제 전반적으로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로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대중 수출의 약 70%가 중간재, 자본재인 한국의 수출도 함께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금리 인하가 중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경기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한국 경제의 대외 여건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실제 21일 미국과 유럽의 증시는 중국 금리 인하 효과를 반영해 각각 2∼3%씩 상승했다.

반면 위안화 약세가 한국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중국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이 수출하는 품목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 10대 수출 품목의 모든 제품 가운데 해외시장에서 중국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제품의 비중은 2004년 52%에서 올해 62%로 상승했다. 그만큼 해외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위안화의 약세는 한국 업체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위안화 가치가 원화 가치보다 더 많이 떨어져 자동차, 철강, 전자, 석유화학 등 주력업종의 수출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가격이 내려간 중국 공산품이 한국 내수시장으로 밀려들어오면 장기적으로 국내 물가를 떨어뜨려 디플레이션 경향이 심화될 수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일본, 유럽의 양적완화 확대 등 세계 주요국 통화정책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내년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며 “반면 향후 중국의 금융개혁이 본격 추진되면 중국 금융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외국투자자들의 유입이 늘면서 위안화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위안화를 둘러싼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중국 금리인하#수출기업#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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