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대북 빗장 4년만에 풀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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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석탄 4만t 北나진 거쳐 29일 포항에… 대금 일부 北 배분
정부 ‘나진-하산 프로젝트’ 첫 결실… 남북러 경협 기업에 자금 지원 검토

남북한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3각 경제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첫 성과물이 29일 나온다. 러시아산(産) 석탄 4만500t이 29일 북한을 거쳐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오는 시범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에 경협 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규모 대북 지원을 중단한 2010년 5·24 제재 조치의 빗장을 사실상 푸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21일 “나진항 현장 점검을 위해 컨소시엄에 참여한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 관계자 12명과 정부 관계자 1명 등 13명의 방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점검단은 24∼28일 방북해 나진항과 연계된 육·해운 복합물류센터를 점검할 예정이다.

서시베리아 푸스바스 광산에서 캔 유연탄 4만500t은 철도를 통해 블라디보스토크와 하산을 거쳐 24일 북한 나진항으로 운송된다. 이후 중국 국적의 5만6000t급 벌크 전용선에 적재된 석탄은 28일 나진항을 출항해 29일 오후 10시경 경북 포항에 도착한다.

석탄 수입 주체인 포스코가 러시아 석탄회사에 총 발생비용(400만 달러·약 44억 원)을 치르면 이 회사가 다시 북한과 러시아 합작사인 ‘나선콘트란스’에 지불한다. 북한은 항만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총액의 5∼10% 수준(2억2000만∼4억4000만 원 상당)을 가져간다. 5·24 조치 이후 처음으로 기업의 대북 경협 자금이 북한에 들어가는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정상적인 국제적 상거래로 5·24 조치의 예외적 사례”라고 해명했다.

정부는 프로젝트 참여를 주저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 차원의 기금 지원 의사도 밝혔다. 한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는 남북 간 초기 신뢰 구축 차원에서 접근하는 문제”라며 “러시아를 매개로 해 5·24 조치를 우회하는 명분도 마련된 셈”이라고 말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러시아#석탄#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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