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수출 ‘동시 비상등’ 켜진 한국경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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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월 재정적자 34조 5년만에 최대… 中 3분기 성장률 7.3% 5년만에 최저

한국의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의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7.3%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반 만에 최저치에 머물렀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1∼8월 나라 살림살이 적자 규모는 34조7000억 원으로 5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최대 교역 상대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돼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낀 상황에서 재정건전성마저 악화돼 한국 경제의 이중고(二重苦)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국가통계국은 21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7.2%를 약간 웃돌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 1분기(1∼3월·6.6%)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중국 정부의 목표치 7.5%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한 고정자산 투자 감소와 내수 부진 등에 따른 것이다. 중국의 1∼9월 중 산업 생산은 작년 동기 대비 8.5% 늘어 시장 전망치와 비슷했지만 고정자산 투자는 16.1% 늘어나는 데 그쳐 전망치(16.3%)를 밑돌았다. 누적 수출과 수입은 5.1%, 1.3% 증가에 그쳤다. 소비자물가지수(CPI)도 2.1% 상승에 머물렀다. 지난달 CPI는 5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부진한 내수경기를 반영했다.

같은 날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8월 재정수지 적자액은 34조7000억 원으로 2009년 1∼8월(35조3000억 원) 이후 가장 많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취임한 이후 대규모 자금을 푸는 단기 부양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 부총리 취임 직후인 8월 1일부터 10월 5일까지 11조7000억 원의 경기 부양용 자금을 시장에 새로 투입했다. 이 가운데 4조2000억 원이 재정에서 투입됐고 7조5000억 원은 국책금융기관을 통한 기업대출 등의 형태로 집행됐다. 이처럼 정부 지출이 늘면서 8월 말 기준 국가채무는 511조1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이찬우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중국의 성장 부진은 연초부터 예상했던 이슈이고 재정적자는 관리 가능한 범주 안에 있다”며 “지출 효율화를 통해 성장과 재정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말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 세종=홍수용 기자
#재정적자#수출#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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