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용선]중증장애인이 자유롭게 운전하는 그 날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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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선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신용선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현대인이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필수 요소를 꼽는다면 의식주 이외에 교통이 있다. 교통은 인간이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도록 해준다.

지체장애인에게 교통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그동안 지체장애인을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의 자동변속기다. 운전자를 대신해 차의 주행속도에 맞춰 최적의 토크 변환을 얻을 수 있도록 클러치와 기어를 변속해주는 기계장치다. 당초에는 지체장애인이 운전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개발됐지만 현재는 비장애인 운전자의 대부분이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쉬운 점은 기술 개발 노력에 비해 장애인이 쉽고 편리하게 운전할 수 있는 사회적 배려가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교통의 첫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운전면허 취득 상황을 보면 넘기 힘든 벽이 존재하는 것 같다.

2013년 말 현재 대한민국의 등록 장애인은 모두 250만 명인데 운전면허 소지자는 약 13만 명에 불과하다. 운전면허 취득률로 보면 대략 5% 내외에 머문다. 중증장애인의 경우에는 취득률이 더 낮아진다. 비장애인의 경우 운전면허 취득률이 58%에 이르는 것과 비교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교통공단은 지난해부터 ‘중증장애인 운전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장애인에게 최적화된 특수개조 차량과 전문 인력을 배치해 운전면허 취득 관련 상담 및 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2013년 11월 부산남부 운전면허시험장에 처음 도입한 뒤 올해 7월 전남 운전면허시험장에도 문을 활짝 열었다. 용인 운전면허시험장(이달 30일 개소 예정), 서울 소재 운전면허시험장(2015년), 대전 운전면허시험장(2016년), 대구 운전면허시험장(2017년) 등에도 순차적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도로교통공단은 ‘도로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운전면허 취득부터 운전자 교통안전 교육, 교통안전 시설 관리, 교통 관련 각종 연구 및 교통방송 운영 등 도로 위 교통과 관련한 모든 영역을 관할하고 있다. 이 같은 역량을 총동원하여 중증장애인이 도로에서 더이상 소외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신용선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지체장애인#운전#운전면허 취득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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