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휴지통]“내가 대통령 양엄마인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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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협력업체 되게 해주마” 中企에 수억 뜯은 70대 구속기소

“내가 박근혜 대통령의 양엄마인데 대기업 협력업체로 지정되도록 해주겠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김후곤)는 박 대통령의 특별보좌관, 양어머니를 사칭해 민원을 해결해 주겠다며 업체들로부터 수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모 씨(74·여)를 최근 구속 기소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수사 결과 김 씨는 수년간 ‘박근혜 대통령 상임특보’라고 찍힌 명함을 뿌리고 다녔고, 지난해 초 자동차 정비업소를 운영하는 중소기업인에게 “내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을 잘 알고 있는데 현대차의 협력 정비업소로 지정되도록 해 주겠다”면서 2억여 원을 받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 선거운동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대통령특보를 맡은 적은 없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김 씨는 또 다른 사업가에겐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비자금을 한국에 들여와 큰 이득을 볼 수 있는데 청와대 핵심 인사들과 만나는 등 활동비가 필요하다”고 꼬드겨 5000여만 원을, 지난해 대통령 취임식 즈음에는 지인에게 “중국 시진핑 주석의 친인척이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한할 때 투자를 받아주겠다”고 속여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대통령 양엄마 사칭#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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