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철 스리런… 1회에 ‘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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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준PO 첫판 NC에 13-4 대승
올시즌 약했던 이재학 강판시키고 바뀐 투수 웨버도 두들겨 승부 갈라

LG 최경철이 19일 마산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0으로 앞선 1회초 2사 1, 2루에서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때린 뒤 환호하고 있다. 창원=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LG 최경철이 19일 마산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0으로 앞선 1회초 2사 1, 2루에서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때린 뒤 환호하고 있다. 창원=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18일 김경문 NC 감독이 이재학을 LG와의 1차전 선발투수로 발표했을 때 고개를 갸웃거린 사람이 많았다. LG 타선의 주축은 왼손 타자들이다. 사이드암 투수는 왼손 타자에게 약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외국인 오른손 투수 3인방(찰리, 에릭, 웨버) 대신 이재학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유는 충분했다. “미래의 주축 선수인 이재학에게 경험을 쌓게 하고 싶다”는 희망도 있었겠지만 이재학은 10월 들어 3경기 연속 좋은 피칭을 했다. 올 시즌 LG전 상대 전적도 좋았다. 5경기에 등판해 4승 1패에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때 이재학이 LG에 유독 강했던 이유는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직구처럼 들어오다 바깥쪽 아래로 떨어지는 그의 체인지업은 왼손 타자에게 특히 효과가 있었다. 그의 왼손 타자 피안타율(0.253)은 오른손 타자(0.273)보다 훨씬 낮다. 오히려 그는 왼손 타자에게 더 강한 사이드암 투수였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체인지업이 날카로울 때의 얘기다.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재학의 체인지업은 정규시즌 때의 모습이 아니었다. 대부분 높게 제구가 됐고 떨어지는 각도도 작았다.

1회 1사 1, 2루에서 이병규(7번)에게 맞은 2타점 좌중간 2루타, 연속해서 이진영에게 허용한 적시타, 2사 후 김용의에게 맞은 안타는 모두 체인지업이었다. 하나같이 공이 높았다.

이재학은 채 1회도 버티지 못했다. 3점을 내주고 2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LG 8번 타자 최경철은 몸도 제대로 못 풀고 마운드에 올라온 웨버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쐐기 3점 홈런을 때렸다. 이날 승부는 사실상 이걸로 끝났다.

오랜 무명생활 끝에 올해 LG의 주전 포수가 된 최경철은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SK에 몸담았던 2005년 준플레이오프 1경기에 대수비로 출장한 게 유일한 포스트시즌 경험이었던 그는 3회와 7회 각각 폭투 후 2루로 뛰던 주자를 연거푸 잡아내며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또 경기 내내 노련하게 투수들을 리드한 그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LG 선발 류제국은 8-1로 앞선 5회 말 모창민의 머리를 맞히는 공으로 퇴장되기 전까지 4이닝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정규시즌 때 부진했던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는 4타수 3안타로 펄펄 날았다. 박용택과 이병규(7번)도 각각 2안타, 2타점씩을 올리며 13-4 대승을 이끌었다.

반면 처음 가을잔치 무대를 밟은 NC 선수들은 의욕이 너무 앞섰다. 고비마다 세 차례의 실책을 범하며 제풀에 무너졌다. 양 팀의 2차전은 20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시즌 막판의 긴장감 완전히 떨쳐”

▽양상문 LG 감독=
정규시즌 막판 선수들이 긴장 속에 10여 경기를 치르고 나니 오늘은 부담을 완전히 떨친 것 같다. 1회 이병규(7번), 이진영의 연속 안타가 나오면서 경기가 쉽게 풀릴 것 같았다. 최경철이 생각지 않게 3점 홈런을 치면서 이길 확률이 높겠다고 생각했다. ‘헤드샷’을 던진 류제국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덕분에 그동안 던지지 못한 선수들이 많이 던져봤다. 불펜 투수들은 쉬는 것보다 던지는 게 낫다.

“9회말 이호준 만회 솔로포 위안”

▽김경문 NC 감독=
큰 잔치의 첫 경기 내용이 너무 안 좋아 감독으로서 아쉽고 팬들께 죄송하다. 선발로 기용한 이재학이 그렇게 부담을 많이 가질 줄은 몰랐다. 웨버도 나가자마자 홈런을 맞아 점수를 준 뒤 선수들이 다들 무거웠던 것 같다. 어차피 1패이니 빨리 잊고 내일을 준비하겠다. 그래도 마지막에 이호준의 만회포가 나왔다는 게 위안거리다.

창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LG#최경철#이재학#NC#준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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