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역동의 아이콘’ 통해 읽는 한국근대史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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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아 청년아 우리 청년아/이기훈 지음/332쪽·1만8000원·돌베개

한국에서 ‘청년’이라는 개념의 역사를 조선 후기부터 1970년대까지 짚었다. 조선시대 청년은 소년과 크게 구분되지 않는 단어로 주로 ‘젊은’ 또는 ‘젊은 시절’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됐다.

청년은 1900년대 초 개화와 계몽의 주체로서 영어의 ‘젊은이(young man)’에 대응하는 단어로 한국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목포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청년이라는 개념이 한국의 근대화와 조우하고 경쟁했으며 대립하기도 했다고 분석한다. 그를 호명하는 권력이나 호명되는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개념으로 사용됐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1920년대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은 ‘청년’ 개념을 선취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민족주의 진영은 청년을 근대화와 문명화의 주체이자 민족 통합의 상징으로, 사회주의 진영은 사회주의 혁명의 선봉장으로 청년을 호명했다. 이 시기 조선 전역에 청년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동시에 일본 제국주의에게 청년은 지도와 훈련의 대상이었으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불량청년’으로 낙인찍었다.

독립운동과 사회운동이 수차례 좌절된 뒤인 1930년대에는 ‘방황하는 청년’이 등장했고 1940년대 전시체제하에서는 황국신민화를 선도하는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광복 이후 청년은 좌익에게 봉건적 잔재를 청산하는 주역이었다. 하지만 좌익은 오히려 국가에 충성을 맹세한 우익‘청년’단에게 공격당했다. 1960, 70년대에 청년은 새마을운동과 전후 국가재건의 주역이었지만 동시에 4월 혁명과 학생운동, 통기타와 청바지로 상징되는 반항과 저항의 주체였다. 책은 청년의 의미가 형성되고 바뀌는 과정을 통해 한국 근대사 전반을 조망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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