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기념관 직접 안내… 오바마, 모디 극진 환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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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새 세번 만나며 ‘인도 껴안기’… 北 비핵화 - 남중국해 분쟁도 거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극진히 환대하며 인도 껴안기에 나섰다. 미 외교가에서는 모디 총리가 올해 미국을 찾은 외국 정상 중 최고 수준의 대접을 받았다는 데 이견이 없을 정도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모디 총리와 백악관에서 비공개 만찬 회동을 했고 30일 정상회담에 이어 외부 행사에도 동행했다. 방문 기간인 이틀 동안 공식적으로 세 번이나 만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 교역부터 빈곤 구제, 직업 훈련에 이르기까지 경제 이슈 중심으로 얘기를 나눴고 아프가니스탄, ‘이슬람국가(IS)’ 문제 등도 광범위하게 협의했다”며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 공고히 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도 양국이 최근 나란히 화성에 탐사선을 보낸 것을 거론하며 “양국이 화성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지구에서 또 만나고 있다. 양국은 이미 강한 파트너십의 토대를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또 양국 정상은 회담 뒤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우라늄농축 활동을 비롯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계획을 우려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도 촉구했다. 이어 국제사회에서 해상 경계 분쟁으로 긴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며 남중국해를 거론했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여러 국가와 해상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뒤 모디 총리가 백악관 인근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관을 방문하는 데 동행했으며 지난달 30일자 워싱턴포스트에 모디 총리와 ‘21세기 미국-인도 새로운 동반자 관계’라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실었다.

이 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다소 파격적인 ‘예우’는 동아시아 지역에서 주목받는 인도의 전략적 가치와 맞물려 있다. 이 지역에서 중국의 세력 확대를 막고 일본-한국-인도를 잇는 안보 벨트 구축을 위해선 최근 몇 년간 껄끄러웠던 인도와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미국은 2005년 모디 총리가 구자라트 주 총리로 있을 때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의 유혈 충돌을 방관했다며 미국 입국비자 발행을 거절한 바 있다.

또 수출 확대로 경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인구 12억 명의 인도 시장을 놓칠 수 없다. 모디 총리도 경제 회복을 위해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달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와 회담한 뒤 국부인 마하트마 간디의 생가를 찾아 물레를 돌리는 이벤트를 연출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인도에 경쟁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비핵화#남중국해#모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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