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무단 침입’때 이스트룸까지 뚫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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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경호국 ‘부실 보안’ 논란 증폭

당초 미국 백악관 담을 넘어 들어가 현관문 앞에서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던 ‘월담범’ 오마르 곤살레스(42)가 실제로는 대통령 관저 깊숙한 곳까지 침입했던 것으로 드러나 비밀경호국(SS)의 부실 보안 논란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 “사건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곤살레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침실이 있는 중앙관저 현관문을 통과해 경호원 한 명을 제치고 대통령 침실로 연결된 계단을 지나 이스트룸으로 직행했다”고 폭로했다. 백악관 동쪽 1층에 있는 이스트룸은 대통령이 연설을 하거나 외부 인사들과 만찬행사 등을 하는 곳이다.

WP에 따르면 곤살레스는 이스트룸 남쪽 끝까지 질주한 뒤 그린룸으로 향하는 복도에 도달해서야 출동한 보안요원에게 저지됐다. 검거 당시 그는 바지 안에 길이 9cm의 접이 칼을 가지고 있었다. 침입 당시 현관문 자동경보가 울리지도 않았다.

이에 앞서 SS는 곤살레스가 19일 백악관 외곽의 담을 넘은 뒤 180m가량 질주해 중앙관저 현관문까지 침입했다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근처에 주차된 그의 차량에서는 총알 800여 발과 도끼 등이 발견됐고 SS는 백악관 주변에 검문소를 설치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하려 했다.

WP는 “침입자들이 백악관 담을 넘는 일은 종종 있지만 건물 안으로 진입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과 SS는 현재 곤살레스가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건물 안까지 들어가게 된 경위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SS의 백악관 부실 보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11월 11일 밤 오스카 오르테가에르난데스라는 21세 청년이 백악관 앞 도로에 주차한 자신의 차량에서 백악관을 향해 총을 발사했을 때에도 닷새 뒤 백악관 청소부가 깨진 유리조각 등을 발견한 뒤에야 SS는 사건을 인지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백악관#백악관 무단 침입#곤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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