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주영]바다를 깨끗하게 만드는 날, 국제 연안 정화의 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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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7월 개봉한 영화 ‘명량’이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175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우리나라 인구가 대략 5000만 명이니 어림잡아 35%가 이 영화를 본 셈이다.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명량’은 바로 우리 역사 속 바다에서 울려 퍼진 최고의 승전기(勝戰記)인 명량해전을 담고 있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는 말로 비장한 각오를 드러내며 이순신 장군은 기적처럼 저 멀리 바다에서 밀려오는 133척의 왜군 함대를 물리쳤다. 바다를 지켜 나라를 구해낸 것이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목숨을 걸고 지킨 우리 앞바다는 지금 안타깝게도 해양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발생하는 해양쓰레기는 18만여 t이다. 이 중 우기(雨期) 때 강과 하천을 통해 유입되거나 해안 근처의 주민이나 관광객에 의해 버려지는 육상에서 밀려온 쓰레기가 12만여 t이며, 어업인의 조업활동, 낚시, 선박의 운항 과정 등에서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6만여 t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아름다운 해양경관을 훼손하며 수산자원을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선박과 시설의 안전을 위협하는 등 많은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국제적으로 해양쓰레기 문제가 이슈화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바다를 깨끗하게 만드는 날도 있다. 바로 ‘국제 연안 정화의 날’이다. 미국의 민간단체가 1986년 처음 시작한 이 행사가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얻으며 퍼져나가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이 ‘국제 연안 정화의 날’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도 2001년부터 이 행사에 참여하여 올해로 14회를 맞았다. 해양환경보전의 기치 아래 전 세계 100여 개국, 5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지구촌 행사에 동참해 쓰레기 없는 깨끗한 바다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뜻 깊은 날이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에서는 국제 연안 정화의 날 행사의 규모를 크게 확대하였다. 이 날을 전후해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등 전국 해안가 11개 지역에서 행사가 진행된다. 민간단체, 학생, 지역주민 등 전국적으로 1만여 명이 우리의 바다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동참한다.

연안 정화의 날은 단순히 해양쓰레기를 줍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모아온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류하여 조사 카드에 기록함으로써 해양쓰레기의 종류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해양쓰레기의 동향을 조사하고, 분석된 자료는 정책 수립에 반영하는 등 소중한 자료로 활용된다. 또한 이번 연안 정화의 날 행사에는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해양환경 관련 체험 부스 및 해양환경 사진, 업사이클링 작품 전시 등을 통해 해양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진되기를 기대하고, 해양영화 상영 및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축제 같은 행사를 만들 것이다.

바다를 지키는 일은 지구를 지키는 일, 곧 우리나라를 지키는 일이다. ‘국제 연안 정화의 날’을 계기로 우리 바다를 쓰레기 없는 가장 깨끗한 바다로 만들어 보았으면 한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바다#해양쓰레기#국제 연안 정화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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