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승진 청탁비 3000만원 돌려주세요” 怪문자에 화들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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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에게 3000만 원을 전달했는데 왜 남편이 승진에서 탈락했나. 돈을 돌려줘야 하는 게 아니냐. 억울하다. 지사님이 어떻게 해 달라.”

원희룡 제주지사(50·사진)는 지난달 10일 한 소방직 간부 공무원(소방령)의 부인 A 씨로부터 이런 문자메시지를 받고 화들짝 놀랐다. 원 지사는 아내인 강윤형 씨(50)에게 즉시 이를 확인했지만 “절대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

원 지사는 직접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들었다. A 씨는 “브로커가 ‘3000만 원을 주면 원 지사 부인을 통해 남편을 승진시켜주겠다’고 해 돈을 빌려 전달했다”며 “(남편이 승진에서 탈락한 뒤) 돈을 찾아야 했고 억울하고 화가 나서 문자를 보냈다”고 털어놨다.

원 지사는 통화 내용을 녹음해 다음 날인 11일 제주도청 총무과장을 통해 제주지검에 공식 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은 인사 청탁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것으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다. 지난달 21일 해당 소방직 공무원과 부인 A 씨로부터 돈을 받은 인사 청탁 브로커 손모 씨(59·여)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한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문자 내용, 은행계좌를 추적해 금품이 오간 증거를 확보하고 손 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이달 13일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손 씨가 받은 돈이 8000만 원에 이른다. A 씨 외에 다른 사람에게도 돈을 받았는지, 받은 돈을 고위직 인사에게 전달했는지 수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원희룡 제주지사#승진 청탁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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