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방형남]이슬람의 괴물 IS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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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끔찍한 ‘참수(斬首) 테러’를 3번째 자행했다. 2명의 미국인 기자에 이어 이번에는 시리아 난민을 돕던 영국인 데이비드 헤인스가 희생됐다. 참수를 하는 것으로 모자라 이를 동영상으로 찍어 공개했다. IS 대항세력에 공포심을 주려는 전술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IS는 이슬람 신자가 아닌 괴물”이라며 “살인자들을 붙잡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헤인스는 프랑스 구호단체가 주도하는 난민 보호 활동을 위해 시리아에 입국한 지 사흘 만에 IS에 납치됐다. 그는 15년 동안 옛 유고연방의 난민 구호, 리비아의 장애인 보호, 남수단의 휴전 감시에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IS는 고난에 빠진 외국인들을 위해 헌신한 그를 잔혹하게 학살했다. 그들이 내세우는 명분이 무엇이든 용서할 수 없는 만행이다. 세계 15억 이슬람 신자에게도 수치심을 안겨주었다.

▷IS는 아직도 10여 명의 서방국가 국민을 인질로 잡고 있다. 3명의 아랍인 기자도 인질로 잡혔다. 참수의 비극은 미국 영국에 이어 다른 나라 국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IS에는 2000여 명의 서방국가 출신 전사가 가담했다. 이들이 본국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르는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 이라크 정부군에 생포된 IS 대원은 “코리아에서 온 사람을 만났다”고 말했다. 우리도 IS의 테러에서 안전하다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심리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스티븐 핑커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기나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폭력이 감소해 왔고, 현재 우리는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간 내면의 악마들’을 억제하는 ‘선한 천사들’, 즉 자기통제, 도덕 감각, 이성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가와 사법제도의 성립도 인간의 폭력을 감소시킨 요인이다. IS의 참수는 인간 본성의 진화에 역행하는 반인륜범죄다. IS의 극악 범죄에 인류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
#이슬람#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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