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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비’ 가슴에 달고… 위안부할머니 7명 손 꼭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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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비’ 가슴에 달고… 위안부할머니 7명 손 꼭 잡아

최지연 기자 입력 2014-08-19 03:00수정 2014-08-1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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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손길]프란치스코 교황 명동성당 미사
몸 낮춰 ‘위안부 상처’ 위로 18일 오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집전을 위해 서울 명동대성당 본당에 들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이날 미사에는 7명의 위안부 할머니가 참석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마지막 일정인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났다. 18일 오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이 미사에는 김군자(88), 강일출(86), 이용수(86), 김복동(88), 길원옥(86), 김양주(90), 김복선 할머니(82) 등 생존 위안부 할머니 7명이 참석했다.

미사가 시작되면서 본당으로 들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대에서 가장 가까운 앞자리로 향했다. 휠체어에 탄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해 7명의 할머니에게 다가선 교황은 할머니들의 두 손을 차례로 꼭 잡았으며, 할머니 모두에게 붉은색의 작은 주머니를 건넸다. 주머니 안에는 하얀색 반투명 구슬로 만든 묵주가 들어있었다.

18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왼쪽 가슴에 ‘희망나비’ 브로치(빨간원 안)가 달려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맨 오른쪽에 앉아있던 김복동 할머니는 교황에게 ‘희망나비’ 브로치를 전달했다. 이 배지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모든 여성들이 고통에서 해방되길 염원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통역을 맡은 정제천 신부가 교황의 제의에 배지를 달아줄 동안에도 김 할머니는 교황과 맞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얼굴사진이 박힌 명함을 교황에게 전달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일본 정부가 한일 간의 문제 해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기대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이번 미사를 계기로 일본이 한국에 진정어린 사과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이인순 사무처장은 “할머니들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분이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걸 되새기고 큰 위안을 얻으신 것 같다”며 “비록 교황님이 미사 도중 위안부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말씀은 없으셨지만 할머니들이 미사에 초대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교황의 말과 행동은 정치적 구속력은 없지만 전 세계 6분의 1에 해당하는 가톨릭 인구는 물론이고 전 인류에 큰 영향력을 미쳐왔다. 현재 아시아의원네트워크 한국 대표로 활동 중인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오늘 미사가 전 세계에 생중계되면서 미국뿐 아니라 남유럽, 남미 국가 등 세계 여러 나라들이 위안부 문제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대구에서 19년째 위안부 할머니들 주치의로 활동해온 곽동협 곽병원 원장은 “전 세계적인 관심과 더불어 할머니들의 상처 치유에도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돕고 있는 최봉태 변호사도 교황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만남을 기뻐했다. 최 변호사는 2004년 한일협정 문서정보공개 소송 승소, 2012년 일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가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 등을 이끌어내는 등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매번 힘을 보태고 있다. 최 변호사는 “일본 사법부는 ‘고노 담화가 나온 뒤 3년 안에 피해국에 법적 보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을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양심을 추구하라는 교황님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자진해서 사과 및 보상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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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방한#위안부#가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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