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암세포 억제? 세포속 성장인자 조절 방법 찾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9일 14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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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쪼여 주는 것만으로 세포 속 성장인자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추가 연구에 따라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 치료와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허원도 바이오이미징 그룹리더(KAIST 생명과학과 교수) 팀은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물질인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FGFR1)'의 신호를 빛을 이용해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FGFR1이 빛과 반응할 수 있도록 '광유도 단백질'과 결합시키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광유도 단백질은 보통 식물에 들어 있는 것으로 식물이 햇빛을 쫓아가며 자라기 위해서 생기는 물질이로, 이번 연구에선 애기장대란 식물에서 추출한 '크립토크롬2(Chryptochrome2)' 단백질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결합시킨 세포에 '광활성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1(optoFGFR1)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세포를 이용해 재차 실험해 본 결과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성질의 세포를 발견했다. 빛의 세기, 빈도, 지속성 등을 바꿔가며 쪼여주자 빛을 켜고 끄는 것만으로도 세포내 신호 전달 성질이 변했다. 특정 위치에 지속적으로 빛을 쪼여주자 그 부위로 세포가 모여드는 현상도 유도할 수 있었다.

FGFR1은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물질인 만큼 빛을 쪼여주는 것 만으로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거나, 각종 혈관질환을 치료할 방법의 개발이 가능할 걸로 보인다.

허원도 교수는 "동물실험을 시작했으며 세포의 복잡한 발생 과정 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셀'의 자매지인 '케미스트리니 앤 바이올로지' 7월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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