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처해 준다는 뉴스보고 자수… 양회정과 연락한적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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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일가 수사/김엄마-유희자 자수]김엄마 ‘유병언 최후행적’ 모르쇠
“5월 27일경 금수원 빠져나와… 유병언 사망도 TV보고 알아”
檢 통화기록-동선파악 주력… 양회정 자수-체포돼야 퍼즐 풀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을 도피시킨 혐의로 수배된 구원파 신도 ‘김엄마’ 김명숙 씨(59)와 유희자 씨(52·여)는 28일 오전 6시경 인천지검 당직실로 전화를 걸어 자수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발신지는 서울 노원구 태릉 일원. 이들은 곧바로 오전 8시 반경 택시를 타고 인천지검 현관에 내려 조사실로 올라갔다.

김 씨는 “선처해 준다는 뉴스를 보고 자수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강찬우 인천지검장(직무대리)이 25일 도피 중인 유 전 회장의 측근들에 대해 “이달 안으로 자수하면 불구속 수사 등 선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마음이 움직인 셈이다. 검찰은 이들이 유 전 회장이 도피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함께했기 때문에 그의 마지막 행적까지 확인할 단서를 갖고 있을 것으로 보고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갔다.

○ “‘김엄마’ 순천-금수원 오가며 유병언 도피 지원”

14시간반만에 풀려난 김엄마-양회정 부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도피를 도왔던 김명숙 씨(왼쪽)와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인 양회정 씨의 부인 유희자 씨가 28일 오후 11시 4분경 인천지검서 14시간 반가량 조사를 받은 뒤 석방되고 있다. 인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4시간반만에 풀려난 김엄마-양회정 부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도피를 도왔던 김명숙 씨(왼쪽)와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인 양회정 씨의 부인 유희자 씨가 28일 오후 11시 4분경 인천지검서 14시간 반가량 조사를 받은 뒤 석방되고 있다. 인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오래전부터 금수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김 씨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주말마다 금수원에서 신도들에게 밥을 지어주는 등 ‘구원파의 대모’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씨가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49·구속 기소)과 함께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총괄 기획하면서 구원파를 이끌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회장의 최측근 운전기사 양회정 씨(56·수배 중)의 부인인 유 씨에게 “거처를 마련해주라”고 지시한 것도 김 씨라는 것이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4월 23일 경기 안성시 금수원을 탈출한 유 전 회장은 ‘신엄마’ 신명희 씨(64·구속 기소)의 언니 집을 거쳐 이튿날 유 씨의 동생 유희경(47·여) 한상욱 씨(49·구속 기소) 부부의 집으로 이동해 9일간 머물렀다. 이어 5월 3일 김 씨는 유 전 회장, 비서 신모 씨(33·여·구속 기소) 등 6명과 차량 2대에 나눠 타고 전남 순천시 별장 ‘숲속의 추억’으로 이동했다.

검찰은 김 씨가 유 전 회장을 순천에 두고 금수원으로 되돌아온 뒤 도피자금을 모으고 구원파 인력을 배치한 뒤 검찰과 경찰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김 씨가 순천 별장 인근 야망연수원에 머물며 유 전 회장을 보좌해온 양 씨로부터 수시로 전화 보고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 씨는 5월 25일 검찰이 야망연수원 수색을 포기하고 유 전 회장이 있는 별장 방향으로 가자 전북 전주로 도주했고, 처제의 도움으로 금수원으로 돌아온 뒤 행방을 감췄다.

○ 최후의 도피자 양회정의 선택은?

김 씨와 유 씨는 첫날 검찰 조사에서 “금수원에서 머물다 (검찰의 별장 수색 이후인) 5월 27일 또는 28일경 함께 나왔다. 그 후 양 씨와는 연락이 된 적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김 씨는 수색 당일에도 양 씨와 연락한 적이 없고, 유 전 회장의 행적은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유 전 회장의 사망 소식도 “TV를 보고 처음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44·구속)가 체포됐을 때와 비슷한 발언이어서 사전에 이들이 입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검찰은 관련자 통화 기록 등을 분석해 김 씨와 유 씨의 동선을 파악한 뒤, 이들의 진술이 사실인지를 가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다만 유 전 회장이 5월 25일 검찰 압수수색 당시 별장 내 은신처에 숨어 있다가 휴대전화도 없이 혼자 빠져나갔다면 이들이 유 전 회장의 행적을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25일까지 순천에 머물렀던 양 씨가 자수하거나 체포된 뒤에야 유 전 회장의 최후 행적 미스터리의 퍼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유병언 전 회장 및 기복침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김엄마#유병언#양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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