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방통위장 “700MHz 주파수 배분 재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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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할당’ 기존 방통위 의결 번복… 미래부 “2년전 이미 결론난 사안”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은 28일 “700MHz(메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분배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정된 주파수를 가장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안을 미래창조과학부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2012년 1월 방통위 의결을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방통위는 당시 700MHz 주파수 대역의 폭 108MHz 중 40MHz를 통신부문에 우선 배분하기로 의결했다. 최 위원장은 “통신부문 할당은 옛 방통위 때 결정된 것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으니 모든 걸 열어 놓고 다시 협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700MHz는 2012년 1월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면서 회수된 저(低)주파수 대역이다. 저주파수 대역은 전파가 멀리까지 도달해 효용성이 높다. 지상파 방송사와 이동통신업계는 이 대역의 남은 폭 68MHz를 각각 방송용과 통신용으로 쓰게 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재난안전통신망에 20∼40MHz를 우선 배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주파수 다툼은 더 치열해졌다. 국가재난안전통신망에 배분이 되면 남은 주파수가 28∼48MHz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는 초고화질(UHD) 서비스를 위해 최소 54MHz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 위원장의 ‘원점 재검토’ 발언이 “지상파 방송사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적절치 못한 태도라는 비판도 작지 않다.

현재 주파수 신규 배분 및 재배치 권한을 가진 미래부도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미래부 관계자는 “700MHz 대역과 관련해 방통위와 공동 연구반을 1년 이상 운영해 왔지만 이미 결론이 난 40MHz까지 재논의하자는 얘기는 한 차례도 나온 적이 없다”며 “그냥 방통위원장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르면 이번 주 최양희 미래부 장관과 첫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미래부와 방통위 간 이중규제를 개선하고 중복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700MHz 주파수 분배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방통위#미래부#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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