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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대박 꿈 깨라… 구체적 모델-실행력 갖춰야 창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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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대박 꿈 깨라… 구체적 모델-실행력 갖춰야 창업 성공”

동아일보입력 2014-07-01 03:00수정 2014-07-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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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청년창업재단 1박2일 ‘디시전 캠프’ 가보니
덕담 아닌 실제 사업여부에 초점… “主고객 누구냐” 질문에 쩔쩔매기도
스타트업 투자 유치 노하우 배워
6월 28일부터 이틀간 경기 이천시 SK텔레콤 미래경영연구원에서 열린 ‘디시전 캠프(창업결심캠프)’에서 ‘비즈니스 모델링’ 멘토로 나선 최환진 이그나잇스파크 대표(왼쪽)가 창업에 나선 사람들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제공
“이대로라면 분명히 대박 칠 수 있다.” 벤처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업계획서를 손에 쥔 채 이렇게 생각한다. 6월 28일부터 이틀간 경기 이천시 SK텔레콤 미래경영연구원에서 열린 ‘디시전 캠프(창업결심캠프)’에 참가한 31명의 창업가도 마찬가지. 이들이 처음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발표하는 눈빛은 확신에 차 있었다.

참가자는 팀 구성 단계에 있는 예비 창업가부터 초기 서비스를 실제로 진행하는 창업가까지 포함됐다. 행사를 주최한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이나리 센터장이 “이번 캠프는 덕담과 격려만 주고받는 형식적 멘토링이 아니라 실제 사업 가능성 여부를 신랄하게 지적받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할 때만 해도 괜찮았다.

○ ‘장밋빛 미래’ 첫날부터 깨지다

창업가들의 ‘대박 확신’은 첫째 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액셀러레이터인 이그나잇스파크의 최환진 대표가 진행한 ‘SOLA 비즈니스 모델링’ 시간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이 비즈니스 모델링은 지산의 사업에 대한 이해관계자와 우선순위, 위험도, 비용 흐름 등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사업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작업이다. 총 열 개 단계에 걸쳐 도식화하면 ‘과연 이 사업이 타당한가’를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대부분 참가자들이 두 번째 단계인 ‘이해관계자 나열하기’에서부터 고심했다. “이 사업을 하려면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맺어야 할 계약이 많다”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최 대표는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한 홀몸노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준비 중인 정재훈 씨(37)에게 “보험 가입이나 정부 지원 물품에 들어가지 않으면 생산을 위한 인프라 비용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생각하지 못한 정부나 보험사들이 새로운 사업 이해관계자로 등장한 것이다. 아동용 차량 안전벨트 부착 인형을 제작해 판매하는 유수진 키두 대표(25)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소규모 유통채널보다 주요 고객층인 주부 커뮤니티를 주요 이해관계자로 정하고 우선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자신의 사업 모델이 들어올 돈(수익)보다 나갈 돈(비용)이 훨씬 많다는 점을 알게 된 창업가도 있었다. 각종 동호회에 참가하며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게임 형식을 빌려 자신의 전적을 내세울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준비 중인 김석용 씨(25)는 “생각했던 것보다 고객에게 받을 수 있는 돈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일부 창업가가 자신의 사업 모델이 ‘타당성 부족’으로 진단받자 강하게 ‘항변’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최 대표는 “한국 창업 환경에서는 과거 실리콘밸리처럼 ‘차고에서 창업해 기술로 시장에서 알려지는’ 낭만적 모델은 없다”며 “현실적으로 설득력 있는 사업 모델을 만든 뒤 계획서를 가지고 어필하는 것이 투자를 받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 “투자 받으려면 구체성·실행력이 중요”

이튿날에는 국내 대표 벤처투자사의 대표와 심사역 등 5명의 투자자가 창업가들을 상대로 개별 상담을 진행했다. 실제로 투자를 받기 위한 상담처럼 창업가들은 절박하고 진지했지만 회사의 돈을 스타트업의 성공에 걸어야 하는 투자자들은 그보다 더 냉정했다.

보세 의류 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준비하는 이성민 대표(31)는 “보세 상품도 취급하는 기존의 오픈마켓을 떠나 이 쇼핑몰에 올 소비자 층이 누구냐”라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미용실 견적비교 서비스 ‘해피데이’를 출시한 권창범 도넛모바일 대표(38)는 “고객 사용 데이터가 투자자를 설득할 만큼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멘토로 나선 벤처투자사 패스트트랙아시아의 박지웅 대표는 “1년에 500건이 넘는 스타트업 사업계획서를 접한다”며 “단순히 사업계획서만 예쁘거나 아이템이 멋지다고 투자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매력적인 투자 대상 스타트업은 ‘오늘과 다른 내일’을 보여주는 기업. 박 대표는 “사업계획서에 온갖 새로운 아이템을 추가해 온 창업가보다 실제로 고객 수백 명을 만나고 온 결과를 털어놓는 창업가의 실행력에 훨씬 끌린다”고 강조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창업#디시전 캠프#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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