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들어맞은 ‘펠레의 저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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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Brasil 2014]
우승후보 예상한 스페인 조별리그 탈락… 네덜란드 새로 꼽고 브라질은 언급 안해

《 펠레는 축구 실력만큼이나 ‘입심’도 유명하다. 펠레(사진)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하는 팀은 반대의 결과를 얻는다는 ‘펠레의 저주(pele's curse)’라는 표현도 국내에서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해외 언론은 주로 ‘펠레의 잘못된 예측(wrong pele prediction)’ 정도로 쓴다. 또 해외 언론에서는 펠레 스코어(pele score·3-2)라는 용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 두 가지 펠레 스토리에 대해 살펴봤다. 》

“예측을 해 달라고 했더니 예언을 하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영표 KBS 해설위원의 족집게 예측에 소름이 돋는다는 팬들이 많다.

하지만 ‘축구 황제’ 펠레와 비교하면 이 위원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이 위원과 달리 펠레의 예측은 빗나가기로 유명하다. 펠레의 예측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때면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다. 오죽하면 ‘펠레의 저주’라는 별칭이 붙었을까 싶다.

펠레가 이번 대회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은 스페인이 19일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펠레의 저주’는 ‘과학’임이 다시 입증됐다.

펠레의 저주가 시작된 것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펠레는 당시 브라질의 우승을 장담했지만 브라질은 1승 2패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팀으로 지목한 스페인도 조별리그를 넘지 못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우승 후보로 꼽은 프랑스는 단 한 골도 못 넣은 채 짐을 쌌다.

반대로 펠레가 2002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한 브라질은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독일과 스페인, 그리고 브라질을 우승 후보로 꼽았던 펠레는 브라질 국민들로부터 발언 철회 요청을 받기도 했다.

스페인의 탈락이 확정된 19일 펠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을 바꿨다. 펠레는 “경기를 지켜보니 역시 독일이 강하더라. 독일과 함께 네덜란드도 우승에 근접한 것 같다”며 네덜란드를 새로운 우승 후보로 꼽았다. 네덜란드는 이날 호주전 승리로 가장 먼저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기쁨을 누렸지만 앞으로 펠레의 저주를 등에 업고 싸우게 됐다. 펠레는 이날 브라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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