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역 화재 방화범 검거…‘사전답사, 치밀하게 범행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8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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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역 화재', '도곡역 방화범 검거'

28일 오전 지하철 3호선 열차에 불을 낸 70대 방화범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 2의 대구지하철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였지만, 역무원과 승객의 침착한 초동 대처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서울수서경찰서에서 이날 오후 3시 사건 브리핑을 했다. 이에 따르면, 방화 용의자 조모(71)씨는 광주광역시에서 유흥업소 운영하는 남성으로 전동차에 불을 내기 전인 22일 버스로 서울에 올라와 3호선을 답사했다.

27일 조 씨는 경기도 고양시 원당 근처 모텔에서 잠을 잔 뒤, 28일 오전 10시께 원당역에서 지하철 3호선을 탔다. 그는 열차가 매봉역에서 도곡역으로 이동하던 중 시너를 바닥에 뿌리고 3차례 열차에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같은 전동차를 출장 중이던 서울메트로 직원 권순중(47)씨가 타고 있었고, 권 씨는 "불이야!"하는 소리에 차내 소화기를 이용해 대부분의 불을 진화했다. 주변 승객들도 권 씨를 도와 불을 껐다.

조 씨는 불이 꺼지자 다시 시너를 흘러나오게 하면서 끝까지 불을 내려고 시도, 이렇게 모두 세 차례에 걸쳐서 불을 내려했다.

조 씨는 경찰조사에서 15년 전 운영하던 업소의 정화조가 넘쳐서 피해를 봤는데, 민원과 보상을 통해 받은 돈이 기대에 못 미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서울까지 올라온 이유에 대해 조 씨는 "억울함을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방화 과정에서 다친 조 씨는 피해자인 것처럼 속여 구급차에 올라 인근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가 30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누리꾼들은 "제 2의 대구 지하철 참사가 발생할 뻔", "도곡역 화재, 이상한 사람이 너무 많다", "도곡역 화재, 역무원과 승객들에게 감사", "도곡역 화재, 끔찍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도곡역 화재', '도곡역 방화범 검거'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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