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동아일보] 아빠 되는 도경완 아나운서 아내 장윤정과 꿈꾸는 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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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5월 27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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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가수 장윤정과 결혼한 도경완 KBS 아나운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임신한 아내의 배를 마사지해주는 애처가인 그에게 결혼생활, 친정어머니와의 갈등으로 한동안 맘고생 많았던 장윤정의 근황을 들었다.


훤칠한 키와 후덕한 인상으로 ‘어머니’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기 최고인 도경완(32) KBS 아나운서. 지난해 가수 장윤정(34)과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린 그는 신혼의 즐거움과 곧 아빠가 되는 설렘을 한꺼번에 만끽하고 있다.
장윤정은 6월 출산을 앞두고 4월 중순 5년 동안 진행해온 SBS ‘도전 1000곡’에서 하차한 뒤 태교에 열중하고 있다. 마지막 방송에서 장윤정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고 시집가서 아기도 낳게 됐다. 힘들 때마다 ‘도전 1000곡’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힘을 얻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가 흘린 눈물에는 지난 1년간의 맘고생이 묻어 있다. 결혼을 앞둔 시점에 부모의 이혼 소송, 친정어머니와의 갈등이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 남도 아닌 혈육 간의 진흙탕 싸움에 팬들 역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 끝내 그는 친정어머니 없이 결혼식을 치렀고 임신 후에도 화해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결혼 전부터 장윤정의 개인적 갈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도경완 아나운서는 일련의 과정들을 겪는 동안 장윤정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자 유일한 안식처가 돼줬다. 결혼식을 올리기 한 달 전 미리 혼인신고를 한 이유 역시 법적인 남편으로서 장윤정에게 힘이 돼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요즘도 도경완은 만삭의 배를 하고 곤히 잠든 아내의 모습을 볼 때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고 한다.
“얼마 전 장인어른을 모시고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는데, 아내가 일이 아니라 오로지 놀기 위해 제주도에 온 건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신혼여행 때도 여행 목적으로 비행기를 탄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었거든요. 그동안 아내는 단 하루도 마음 편하게 쉬어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워낙 바쁘게 활동하던 사람이라 집에만 있으면 심심할 것 같은데, 윤정 씨는 정반대라고 하네요. 10년 만에 처음 누리는 휴식이라며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대요. 편안하게 소파에 기대 TV를 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제가 다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요.”
장인 모시고 용인에서 전원생활

장인 모시기 위해 130km 출퇴근 처가살이 자처, 6월에 태어날 아들 기다리며 아내와 소중한 시간 보내는 중
장인 모시기 위해 130km 출퇴근 처가살이 자처, 6월에 태어날 아들 기다리며 아내와 소중한 시간 보내는 중

도경완·장윤정 부부는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에 자리한 전원주택에 살고 있다. 결혼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장인을 모시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도경완이 처가살이를 자처한 것. 방송사까지 왕복 출퇴근 거리가 130km나 되지만 아내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 불편함은 감수하겠다는 생각이다. 장인과의 사이도 각별하다고 한다. 도경완은 “일반적인 장인, 사위 관계와는 좀 다르다. ‘아빠’ ‘아들’이라고 부르고 낚시, 차 등 관심 분야도 같아 친구처럼 말이 잘 통한다”며 자랑했다. 장인의 건강은 많이 호전됐다고 한다.
“연애할 때부터 아버지가 저를 좋아하셨어요. 하하. 비밀 연애를 할 때였는데, 아내가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갔더니 아버지가 마침 제가 진행하는 ‘생생정보통’을 보시던 중 느닷없이 ‘저런 놈이 진국이여’ 하시더래요. 제가 원래 어른들께 인기가 좀 있긴 하지만(웃음), 순간 아내는 뜨끔했다고 하더라고요.”
장윤정 역시 시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출산 후 몸조리도 시집에서 할 예정이다. 며느리와 손주를 맞을 생각에 그의 부모는 얼마 전 서울 집을 처분하고 양지 근처인 성남시 판교로 이사까지 왔다. 도경완은 “요즘 부모님은 오로지 며느리만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아들은 안중에도 없다”며 웃었다. 두 사람이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곧장 결혼에 골인할 수 있었던 것도 두 사람을 며느릿감으로, 사윗감으로 모두 흡족해한 양가 어른들 덕분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두 사람은 방송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다. 도경완이 진행을 맡고 있는 KBS1 ‘아침마당-토요일 가족이 부른다’에 장윤정이 출연한 게 계기가 됐다. 이날 도경완은 방송을 마친 뒤 장윤정에게 “부모님을 연말 디너쇼에 모시고 가고 싶은데 티켓 문의를 어디로 하면 되냐”고 물었고, 장윤정은 망설임 없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은 쪽지를 건넸다고 한다. 나중에 전화를 걸고 나서야 장윤정의 개인 번호라는 걸 안 도경완은 깜짝 놀라 잠시 말문이 막혔다고.
“한 달 뒤 ‘친한 친구와 술 한잔하고 있는데, 올래요?’하고 윤정 씨가 먼저 전화를 걸어왔어요. 그날 둘이 처음으로 사석에서 만났는데, 그때 이미 어머니와의 갈등이 시작되고 있던 단계라 저한테 이런저런 속마음을 털어놓더라고요. 나중에 아내가 말하기를 그날 왜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그런 얘기를 털어놓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저 또한 그 얘기를 들으면서 이상하게도 ‘저 여자를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일이 있은 후 급격히 가까워졌고 비밀 데이트를 시작했죠. 다행히 겨울이라 모자며 목도리로 칭칭 감고 다니면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못했어요(웃음).”
처음부터 편한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사랑을 키워나간 두 사람은 연애를 시작한 지 넉 달도 안 돼 깜짝 결혼 발표를 했다. 열애 사실이 보도되기도 전이었다. 당시 장윤정은 결혼 발표 기자회견에서 남자친구가 도경완이라는 사실을 처음 밝히며 “내가 싫어하는 부분이 단 1%도 없는 남자다. 연하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듬직하다”고 자랑했다. 그렇다면 장윤정은 결혼해서 사는 지금도 여전히 남편의 단점을 하나도 찾지 못했을까? 이 질문에 도경완은 “아이, 아니에요. 지금은 실망도 많이 했을 거예요” 하며 손사래를 친다. 그럼에도 그는 임신한 아내를 위해 직접 장을 봐다가 요리를 하고 후식으로 과일까지 깎아서 바치는 전형적인 애처가다. 얼마 전 선물받은 동화책 ‘푸우와 친구들’을 읽어줄 때면 책 속 주인공들의 목소리를 다 다르게 하는 등 태교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솔직히 아내가 집안일에는 소질이 없어요. 음식도 제가 한 게 더 맛있고요. 저녁에 퇴근하면 우선 배 속의 꼼꼼이(태명)한테 ‘아빠 왔다’ 하고 인사하고 식사를 준비해요. 고단백 요리를 주로 하려고 하는데 마침 ‘생생정보통’에 날마다 요리 레시피가 나와서 받아 적기 바빠요. 닭볶음탕, 제육볶음, 돈가스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밤에 잠들기 전에는 항상 배 마사지를 해줘요. 오일이며 크림 등 배가 트는 걸 방지해준다는 제품은 거의 다 발라봤을 정도로 아내가 민감하게 여기는 게 배 마사지거든요(웃음). 불룩한 배를 만지면서 아이와 대화도 나누고요. 윤정 씨나 저나 생애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소중한 시간들이죠.”
임신한 아내 위해 요리하고 배 마사지

꼼꼼이가 태어난 뒤에는 아내가 일을 좀 줄이면 좋겠어요.  인생은 그때가 아니면 결코 누리지 못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동안 집안의 가장으로서, 또 국민 가수로서 자신을 희생하고 산 아내가 이제부터라도 일과 개인의 행복을 위한 시간을 어느 정도 배분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꼼꼼이가 태어난 뒤에는 아내가 일을 좀 줄이면 좋겠어요. 인생은 그때가 아니면 결코 누리지 못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동안 집안의 가장으로서, 또 국민 가수로서 자신을 희생하고 산 아내가 이제부터라도 일과 개인의 행복을 위한 시간을 어느 정도 배분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태명이 ‘꼼꼼이’인 이유는 열 달 동안 손과 발, 심장, 콩팥 등 모든 장기를 꼼꼼하게 잘 챙겨서 건강하게 태어나라는 의미라고 한다. 아빠의 덜렁대는 성격을 닮지 말라는 ‘심오한’ 뜻도 있다. 도경완은 며칠 전 병원에서 휴대전화로 촬영한 입체 초음파 사진을 보여주며 “나를 많이 닮지 않았나. 머리 둘레가 임신 주 수에 비해 3주나 큰데 의사 선생님이 내 머리를 보더니, ‘걱정할 거 없겠다’고 하더라”며 크게 웃었다. 성별은 아들이라고 한다.
“아내는 요즘 들어 부쩍 태동을 많이 느끼나 봐요. 저는 모르는 모자 간의 비밀스런 교감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 부러워요. 텔레비전을 보다가 아내가 배를 만지며 혼자 씩 웃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중에 아기가 태어나면 저는 찬밥 신세가 되는 건 아닌가 싶어서 바짝 긴장이 돼요(웃음).”
지난 2월 아내와 함께 한국백혈병소아암 홍보대사로 위촉된 도경완은 “이제 부모가 된다고 생각하니까 아픈 아이들의 사연이 가슴에 와 닿는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열심히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곧 세상 밖으로 나올 꼼꼼이에게는 정의가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아빠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그 스스로 모범적인 아빠, 남편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아이가 크면 어디로 여행을 다닐지 계획도 미리 세워뒀다.
“어떤 녀석이 나올지 요즘 많이 기대돼요. 공부 잘하고 똑똑한 아이보다는 맑은 영혼을 지닌 아이로 자라면 좋겠어요. 아들과 함께 캠핑도 하고, 낚시도 할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설레요(웃음). 그런데 사실 아직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불편하기도 해요. 얼마 전에도 식당에 갔는데 술 취한 여자분이 팬이라면서 계속 말을 걸어오는 과정에서 조금 실랑이가 있었어요. 다행히 아내는 그런 경험이 워낙 많다 보니까 대처를 잘하더라고요. 저로서는 흔치 않은 일이라 그럴 때마다 당황스러운데, 이제는 저도 좀 배우려고요(웃음).”
결혼 초기에는 주말마다 장윤정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게 일이었다. 특히 장윤정이 집안 문제로 세상이 시끄러워지자 외출을 극도로 꺼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경완은 “이럴수록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바깥 공기 쏘이면서 기분 전환을 해야 한다”며 산으로 강으로 아내를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장윤정이 결혼 전부터 다니던 공방을 찾아 두 사람이 함께 도자기를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도경완은 “내가 보기엔 아내가 손재주가 좋은 것 같다. 얼마 전에는 파스타 접시를 만들어 이지연 아나운서에게 선물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허허 웃었다.
“꼼꼼이가 태어난 뒤에는 아내가 일을 좀 줄이면 좋겠어요. 결혼 전에는 한 달에 하루이틀밖에 안 쉬고 계속 일했거든요. 인생은 그때가 아니면 결코 누리지 못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동안 집안의 가장으로서, 또 국민 가수로서 자신을 희생하고 산 아내가 이제부터라도 일과 개인의 행복을 위한 시간을 어느 정도 배분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저 역시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회사를 다녀야죠(웃음). 결혼 전 프리랜서로 전향하지 않겠다고 아내와 약속했는데, 저 역시 지금의 제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인정도 받고 승진도 하면서 우직하게 아나운서의 길을 걷고 싶어요.”


희생만 하고 살았던 아내, 마음껏 행복 누렸으면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그동안 자신을 희생하며 열심히 산 아내를 위해 든든한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하는 도경완 아나운서.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그동안 자신을 희생하며 열심히 산 아내를 위해 든든한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하는 도경완 아나운서.

2009년 공채로 KBS에 입사한 도경완 아나운서는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그래서였는지 몰라도 그는 보통 입사 1년 차 때 1번으로 끝내는 지역 근무를 두 번이나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내 기회가 찾아왔다. KBS 출신인 전현무 아나운서가 프리랜서 선언과 함께 ‘생생정보통’을 떠나면서 후임으로 그를 추천한 것. 신인에게 중요한 자리를 맡긴다는 것에 대해 경영진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보란 듯이 해냈다. 도경완은 당시를 떠올리며 “인기 아나운서 후임이라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지만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독하게 마음먹고 카메라 앞에 섰다”고 말했다. 현재 그가 진행하고 있는 ‘생생정보통’과 ‘아침마당-토요일 가족이 부른다’ 모두 인기리에 순항 중이다.
한편 그는 자신의 롤모델로 황수경 아나운서를 꼽는다. 시사, 교양 어디에서든 묵직한 존재감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도경완은 “예능에는 재주도 없을뿐더러 처음 아나운서가 되고자 했을 때 가졌던 마음가짐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방송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일과 가정 모두 현명하게 잘 꾸리고 싶은 욕심을 내비쳤다.
“연예인과 결혼한 이상 대중의 관심에서 자유롭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남들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내 가족의 행복을 우선으로 하며 살고 싶어요. 션·정혜영 선배 부부처럼 단란하고 모범적인 가정을 꾸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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