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核 관심 끈뒤 중장거리 미사일 ‘큰 한방’?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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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국지도발 징후 잇달아 포착”

北도발징후 잇따라 포착
최근 4차 핵실험 준비를 끝낸 북한이 기습적인 국지도발까지 감행할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징후들이 포착돼 한반도의 긴장 수위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는 한편 미국, 중국 등을 대상으로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외교적 협력도 본격화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23일 긴급 전화통화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 북한의 ‘큰 한 방’ vs 대북 저지 총력


23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핵실험 준비를 완료한 데 이어 모종의 국지도발을 암시하는 유력한 정황들이 잇따라 파악됐다. 이 소식통은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북한 내부에서 핵실험과 함께 특정 형태의 국지도발을 획책하는 징후들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4차 핵실험 임박’에 온통 관심이 쏠리게 한 뒤 성동격서(聲東擊西)식 국지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로 군 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전후해 모든 종류의 무력 수단을 활용해 예측불허의 대남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최근 내부적으로 언급한 ‘상상하기도 힘든 큰 한 방’이 무수단이나 KN-08 등 중장거리 미사일의 기습 발사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12년 4월 김일성 생일 100주년(태양절) 기념 열병식에서 최초 공개된 KN-08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다. 사거리가 최소 6000km 이상, 최대 1만2000km로 추정된다. 무수단 중거리미사일(IRBM)의 경우 최대 사거리가 4000km로 지난해 4월 동해 일대에서 발사 징후가 포착되기도 했다. 두 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해 일본 전역은 물론이고 미국 괌 기지도 직접 타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하는 시기(25, 26일)에 맞춰 두 미사일을 쏘아 올릴 경우 한미일 3국에 유례없는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북한이 판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북한, 대남 협박도 극대화

박 대통령이 23일 시 주석과의 40여 분에 걸친 전화통화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 북한의 도발을 막아 달라’고 요청한 것은 북한의 도발 조짐이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선다면 한미일의 6자회담 재개 노력과 박 대통령의 통일 구상 등은 시들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23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태도로 볼 때 핵실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평양이 2006년과 2009년, 2013년 세 차례의 핵실험을 하기 전에도 진짜 할지, 안 할지를 놓고 각종 논쟁과 추측이 분분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는 늘 ‘핵실험 강행’이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3일 ‘박근혜에게 보내는 공개질문장’을 내고 “체제대결은 곧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은 “북남(남북)관계의 전도는 전적으로 박근혜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며 도발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전가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냈다. 제목은 ‘공개질문장’이었지만 박 대통령을 ‘박근혜’라고 이름만 부르는 등 거센 비난 일색이었다.   
▼ 北“세월호 참사에 위로 표한다” 통지문

한편 북한은 23일 판문점 남북 적십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세월호 침몰 사고를 위로하는 통지문을 보내왔다. 통일부는 “북한은 통지문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수많은 승객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데 대해 심심한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윤완준 기자 /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북한#오바마#국지도발#방한#체제대결#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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