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쇠고기 관세인하”에 美 “동맹강화 명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오바마 국빈방문 앞두고 타협… 아베 “납북문제 北과 교섭” 이해구할듯
센카쿠 공동방위는 명기 않기로

24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이 쇠고기 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했다. 경제를 양보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지원받겠다는 것이다.

양국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의 초점인 농산품 ‘중요 5개 항목(쌀 보리 설탕 소·돼지고기 유제품)’ 중 쇠고기 관세를 현재 38.5%에서 최저 9%로 낮추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관세는 앞으로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하된다.

돼지고기도 값싼 수입육이 일본 국내에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격이 쌀수록 관세가 높아지는 ‘차액관세제도’는 유지하되 현행 4.3%의 관세율은 낮추기로 합의했다. 쌀 보리 등은 현행 관세율을 거의 유지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중요 5개 항목은 관세 철폐 예외”라고 고수해 왔다.

경제 양보에 대한 대가는 ‘안보 지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4일 정상회담에서 미일 동맹관계 강화를 재확인하고 이를 공동 문서에 명기할 예정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총력을 기울이는 집단적 자위권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가 미일 안전보장조약의 적용 범위에 포함돼 있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공동 문서에 명기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또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교섭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해를 구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미국과 공동 대응을 하지만 납치 문제는 개별적으로 움직이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북-일 교섭에 진전이 있으면 독자 제재를 해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3∼25일 일본을 국빈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오전 미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오후에 도쿄 시부야(澁谷) 구의 메이지(明治) 신궁과 고토(江東) 구의 일본과학미래관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쇠고기 관세인하#미국#미일 정상회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