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고용률 목표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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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훈풍’ 중장년층은 높이고… 호전 기미없는 청년층은 제자리

최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고용 훈풍’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중장년층 고용률 달성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청년 고용률 목표치는 하향 조정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지난해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의 일부 목표를 수정했다.

수정안은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 시점으로 약속한 2017년 취업자 증가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10만 명 늘린 238만 명으로 잡았다. 지난해 생산가능인구가 3595만1000명으로 로드맵 수립 당시 예측치(3578만3000명)보다 높아 목표치도 같이 조정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고용률을 산출할 때의 ‘분모’(생산가능인구)가 예상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에 ‘분자’인 취업자 증가 규모도 같이 상향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는 최근 고용 훈풍을 주도하고 있는 중장년층(55∼64세) 고용률의 2017년 목표치를 당초 67.9%에서 68.2%로 상향 조정했다. 중장년층 고용률은 지난해에도 64.3%로 목표치(63.7%)를 초과했다. 반면 청년(15∼29세)과 여성 고용률은 목표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해 청년과 여성 고용률이 모두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15일 발표한 취업 경로별 청년고용 대책을 조속히 실행하고, 근로문화 개선 캠페인, 여성 경력 단절 방지 정책 등을 통해 올해는 꼭 목표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고용률 70% 수치에 집착한 나머지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최근 고용이 크게 늘어난 중장년층 일자리 역시 비정규직이나 일용직 등 질이 낮은 일자리가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정규직 일자리를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나누거나 비정규직 보호를 강화하는 등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정책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중장년층#고용률#상향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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