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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빠르고 효율적 치료… ‘빅5’ 능가하는 강소병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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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빠르고 효율적 치료… ‘빅5’ 능가하는 강소병원들

동아일보입력 2014-04-07 03:00수정 2014-04-07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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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소병원, 고관절 등 일부분야 수술건수 더 많아
최근 일부 질환에 대해 서울의 대형 종합병원 못지않은 성과를 내는 지역 중소병원이 늘고 있다. 서울지역 중소병원의 한 의료진이 고관절 질환 환자에게 물리치료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건설회사 영업사원인 김용호 씨(43)에게 술자리는 일상이다. 건설회사, 그것도 홍보사원이라는 업무 특성 때문. 주 3, 4회 갖는 술자리는 한 번 시작하면 밤 12시를 넘겨 3차로 이어진다. 지난해 겨울부터 허리가 부쩍 아프기 시작했지만 ‘피곤한 탓이겠지’ 하는 마음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몇 달을 버텼다.

하지만 올 들어 허리 통증이 가시기는커녕 걷지도 못할 정도로 악화됐다. 결국 찾은 대학병원에서는 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잇는 고관절이 썩는 ‘무혈성괴사’라는 충격적인 진단과 함께 수술을 권유했다. “수술 대기기간만 4개월”이라는 말과 함께. 고민 끝에 김 씨는 결국 인공관절만 전문으로 수술하는 중소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가장으로서 최대한 빨리 직장에 복귀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학병원을 놔두고 왜 동네에서 수술을 받느냐”는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수술 일주일 만에 회사에 복귀할 수 있었다. 더구나 병원비도 대형종합병원보다 30%가량 저렴했다.

○ 빅5보다 수술 더 많이 하는 지역 중소병원

최근 환자들의 의료서비스 이용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서울의 대형종합병원 쏠림현상’은 여전하지만 일부 전문분야의 경우 해당 서비스만 제공하는 전문 의료기관이나 지방병원으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윤인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본보가 단독 입수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3년 진료량 평가 결과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고관절전치환술(고관절인공관절수술)’ 수술 건수의 경우 상위 10위 권 내에 서울 웰튼병원(3위), 여수애양병원(7위) 등 병원급 의료기관이 2개나 포함돼 있다. 이른바 ‘빅5 병원’이라고 불리는 서울대병원(8위), 서울성모병원(10위)보다도 높은 순위였다.

좁아진 심장동맥을 풍선이나 도관(카테터)으로 넓혀주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좁거나 막힌 심장혈관 넓히는 시술)’ 시술 순위 역시 마찬가지. 이 분야 전문을 표방한 병원(부천 세종병원)이 상위 5위권 내에 포함됐고 전남대병원(1위), 아주대병원(6위), 충남대병원(8위) 등 10위권 내 6개 병원이 지방에 위치해 있다.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이나 고관절전치환술은 필요한 환자에게만 주로 시행하는 치료로 다른 수술에 비해 남용이 적다. 심평원에서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은 연간 151건 이상, 고관절전치환술은 연간 31건 이상 시행하는 의료기관을 1등급으로 선정하고 있다.

남윤 의원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대형종합병원의 쏠림현상 해결을 위한 지역 중소병원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향후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정책으로 보다 균형 있는 의료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저렴한 진료비, 전문성, 이동거리 장점

이처럼 지역 중소병원이 서울의 쟁쟁한 대형종합병원을 제치고 일부 영역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특정 질환의 경우 대형종합병원과 비교해 의료기술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무엇보다 의료비나 진료시간, 이동거리를 줄여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손꼽았다.

특히 일반 가계에 가장 부담이 되는 진료비를 대형종합병원에 비해 30∼60%나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대형종합병원에 비교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고관절전치환술의 경우 최대 462만 원,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은 719만 원이나 저렴하게 청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그간 가속화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을 극복하고 국민 의료비 절감을 위해 의원급, 중소 병원의 역량을 최대한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진료 및 외래 중심의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재편해 중증질환과 의료기술 개발을 전담케 하고 △병원급은 전문병원 및 거점병원으로 육성하고 △동네의원은 만성질환 관리를 전담하는 1차 의료기관으로의 자생력을 키운다는 것.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막아 고령화 등으로 인해 고갈 위험이 제기되는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안정도 이뤄낸다는 전략이다.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지역 중소병원 양성은 의료시장 개방 속에서도 국내 병원 산업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향후 지역거점 중소병원 활성화에 대한 정부 지원정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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